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코로나 이후 본격화된 메타버스 열풍에 이어, 더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메타버스와 AI, 그리고 IA의 연계성과 단계적 확장에 주목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의 여러 모습들이 어떻게 변화될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타버스에 이어지는 AI·IA의 흐름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특히 그 변화 속에서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갈지, 교육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은 예술교육의 대안적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예술분야에서 유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대학교육을 목표로 시작됐고, 이제 30주년을 맞아 유학 오는 학교를 지향한다. 

실기를 중심으로 예술 ‘거의’ 전 분야를 모아서 서로 융합-통섭하려는 시도 역시 비중이 크다. 그러나 필자의 느낌으로는 예술 분야 안에서도 너무 다른 특성들이 강해서, 융합이라는 건 결코 쉽지 않고, 오히려 초기 20년 정도는 음악, 무용, 미술, 연극, 영상, 전통예술의 각 영역과 그 영역들 안에서의 세부 전공들이 서로 장벽을 쌓는 방향으로 역행해 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20주년 즈음부터, 이후 30주년을 맞이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어쩌면 그 이전부터 적어도 학생들끼리는 보다 활발한 교류가 진행되어 왔다고 본다. 한예종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가 작동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예종의 가장 큰 특징이자 교육철학은 예술가로서, 작가로서 ‘나’ 자신에 주목하고, 협업을 포함한 지속적인 작품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나와 세상을 소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예종 애니메이션과의 경우, 세계 대표 애니메이션 축제인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졸업작품 부문 수상을 이어오고 있고, 2022년에는 대상을 수상하며 의미있는 교육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은 모든 학생이, 매년 1작품씩, 개인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4차례 정도 동료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자기 자신, 자신의 작품, 그리고 세상과의 소통에 대해서 체험한다. 자기 자신으로 침잠하면서 동시에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자기 자신을 찾게 하고, 알게 하고,  깊고 넓게 확장시키는 과정이 교육 성과의 주요 요인이다. 메타버스-AI·IA 시대의 교육이 그렇다. 미디어·플랫폼환경과 미래기술은 나 자신을 알고, 확장시키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모두가 작가고 모두가 콘텐츠가 되는 시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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