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현대의학에서 치료법을 못 찾는 난치병들은 대개 그 원인이 생활 속에 깊이 숨어 있다. 나의 초진 시간은 증상의 원인을 찾느라 무척 오래 걸리는데, 그중 하나가 호흡이다.

호흡의 문제를 현대의학에서는 세밀하게 다루지 않는다. 중환자가 아니면 호흡은 검사 과정에 아예 빠진다. 호흡수를 재보지도 않고, 호흡의 방법을 살펴보지도 않는다. 그저 건강 검진 때 폐활량 검사를 하는 정도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호흡을 ‘천기(天氣)를 마시는 행위’로 보아 중요시한다. 우리가 보통 먹는 음식들은 대개 땅에서 나는 것이므로 땅기운, 즉 지기(地氣)라 한다. 반면 공기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라 보아 천기라 했다. 사람은 천기와 지기를 골고루 풍성하게 섭취해야 건강하다. 음식 쪽에 치우쳐 있는 현대의학과는 조금 다르다.

호흡은 사람의 활동 모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노래를 잘 부르려면 제일 먼저 호흡을 잘할 줄 알아야 한다. 발성의 90%는 호흡이라는 말이 있다. 역시 모든 종류의 악기를 연주할 때도 호흡은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도 호흡이 중요하다. 역도 선수가 역기를 들어 올릴 때 호흡과 함께 동작을 취하는 걸 볼 수 있다. 요가나 헬스 동작도 호흡과 함께 해야 하고, 테니스도 서브를 넣을 때 호흡이 필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호흡을 잘하지 못할 때 병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영양 섭취만 잘한다고 건강에 충분하지 않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을 잘 먹어서 혈액 속에 영양이 충분해도, 산소가 부족하면 세포가 영양분을 에너지로 충분히 바꿀 수가 없다. 에너지를 만드는 화학적 과정에는 산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폐에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외호흡이라 하고, 세포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을 내호흡이라 한다. 외호흡을 잘해야 내호흡 때 산소가 풍성해진다. 산소가 세포에 풍성해야 우리 몸은 활기를 얻고,  모든 면역세포 또한 왕성히 활동할 수 있다.

/김종열한의원장ㆍ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7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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