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 교무
이강원 교무

[원불교신문=이강원 교무] “지난 한 주는 뭐 하고 지냈니? 재미있는 일 없었어? 교무님 안 보고 싶었어?” 학생들이 교당에 오면 나는 늘 이렇게 묻는다. 그럼 돌아오는 대답은 “네” 한 마디…. 대화가 끝난다.

일산교당에 부임하고 2년째 되던 해부터 학생법회를 부활해 법회를 보고 있다. 처음 아이들과 만나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법회를 보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기 바쁘고 나는 묵묵히 들으며 공감해준다. 

인사할 때 외에도 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전하려고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을 알아주고,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나를 돌아봐도 큰 교무님께서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칭찬해주면 겉으로 표현은 잘못하지만, 하늘을 날 듯 기쁘고 뿌듯하다. 성인이 된 나도 이렇게 기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학생법회를 부활시키고 몇몇 교도님이 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중 한 교도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은 교무님이 카톡 한 번 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아해요. 작은 관심만 줘도 행복해합니다.” 

이때부터 내 학생법회 표준은 ‘관심’이 됐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노래 취향은 무엇인지, 어떤 음식과 게임을 좋아하는지 등 계속 질문을 하며 알아간다. 그와 동시에 생일, 중간·기말고사 선물과 편지, 깜짝 이벤트 같은 실질적 챙김도 잊지 않는다.

물론 가끔은 이런 관심과 챙김이 힘들 때도 있다. 시험 응원선물을 준비할 때면 일일이 포장과 배달을 하고, 작은 편지도 쓰며,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하는 아이에게는 택배까지 보내려 하니 여간한 시간과 정성이 쓰이는 게 아니다. 또 이런 정성이 아이들에게 닿을지 의문이 들 때면 힘이 쭉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세웠던 교화 표준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시 챙긴다.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기로 하니 자연스럽게 교화에 대한 아이디어나 열정도 솟는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또 교당 앞을 지나는 학생들을 보며 ‘저 아이들을 어떻게 교당에 들일까?’ 하는 고민도 한다. 그래서 학생과 관련된 자격증이나 공부에도 손이 가고 마음이 간다.

우리 학생들은 관심이 필요하다. 더욱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타인을 향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아 더욱 필요함을 느낀다. 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고 기운이 뭉쳐서 아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현재 원불교의 학생교화를 보면 어려운 시기인 것은 확실하다. 이럴 때일수록 무심(無心)이 아닌 집심(執心), 관심(觀心)의 단계로 돌아가 끊임없이 연마하고 챙기는 마음을 놓지 않는다면 학생교화의 새바람이 불어올 것을 나는 믿는다. 그날이 올 때까지 늘 관심과 애정 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야겠다.

/일산교당

[2023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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