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신조어가 지나칠 정도로 많이 등장하고 빠르게 사라지고 대체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초기의 과열된 기대감 역시 가라앉았고, 한편 챗GPT로 대변되는 AI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과열되는 감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메타버스라는 용어의 정의에 대해서는 합의된 결론보다 지나친 기대나 지나친 부정이 교차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모든 새로운 기술적 흐름이나 용어에 대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지나친 기대 (특히 돈과 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그 기술이나 트렌드, 용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특성이나 비전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2020년 막 떠오를 당시에도 기술적으로는 XR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서 가상과 현실을 융합하는 문화적 표현이자 트렌드라고 보아 주목했다. 현재 오히려 메타버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면서 이런 방향의 가능성은 역으로 커지는 느낌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한 병행-병진-겸전-쌍전-일여의 흐름 역시 이러한 새로운 기술과 문화적 용어에 의해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구현이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에, 메타버스에 조금 더 비중있게 주목하게 된다. 
 

챗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시작된 AI·IA의 흐름 역시, 거품이라거나 희대의 사기라는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메타버스나 AI·IA (아직 IA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지만) 모두 가상-현실의 융합 이후에, ‘나’에 주목하고, 나와 세계를 연계하는 단계적 흐름이자,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미래라는 측면이 있다. 특히 소태산께서 물질개벽이라는 표현으로 경계했고 정신개벽이라는 관점에서 선용-활용을 제시한 틀 안에서 진행되는 단계라 생각한다. 메타버스와 AI는 결합되고 있고, 점차 IA와 연계되며 파급력이 커질 것이다. 또 통신세대의 발전을 따라 미디어-플랫폼-콘텐츠의 전반적인 변화를 수반하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플랫폼을 키우면서 플랫폼 시대로 이전했듯, 지금 넘치는 플랫폼의 시대는 콘텐츠의 규모와 가능성을 키우며, 서서히 콘텐츠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미래의 교육은 ‘기술’과 ‘대중적 트렌드’와 더불어 ‘콘텐츠’라는 관점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콘텐츠는 여가시간에 즐기는 놀이에 머물지 않는다. 콘텐츠는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일상 콘텐츠로, 실시간성-맞춤형을 연계하고 있다. 콘텐츠로 훈련하고 콘텐츠가 교육하고 교화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미래 교육에 있어 콘텐츠의 관점 역시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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