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NFT는 물 속에 가라앉아 해골이 되어 있고, 메타버스는 턱 밑까지 물에 잠겨서 허우적거리고, 챗GPT라는 어린아이는 엄마에 의해서 떠올려지는 그림이 밈(Meme, 모방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생각, 스타일, 행동 등)처럼 회자된 적 있었다. 아마 올해 초 쯤으로 기억된다. 

세상의 변화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챗GPT가 떠올라 세상을 뒤흔든 지 불과 6개월 남짓 된 지금, 챗GPT의 선구자였던 오픈AI 역시 적자로 인해 파산 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NFT, 메타버스, 챗GPT, 어쩌면 AI까지도 모두 뜬구름 같은 이야기였다는 말인가. 

개인적 생각으로는, 오히려 이 모든 변화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뜬구름처럼 이리저리 헤매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사람마다 관점이나 입장, 의도는 다양하겠지만, 돈이나 이권 같은 욕심으로 미래를 재단하고 설계하는 것은 치우치기 쉽고 더러는 위험해지기도 한다.

XR이나 메타버스, AI 모두 꽤 오랜 기간 진행된 흐름이다. 하지만 아직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와 적용, 검증이 필요한 미래기술들이다. 이 기술들이 근미래의 삶을 어떻게 바꾸면서 자리잡아갈지 변함없이 흥미롭고 기대된다. 그러니 성급히 결론 내리기 보다는 좀 더 긴 호흡이 필요하다. 
 

긴 호흡으로 메타버스와 AI를 바라본다면, 어떤 점에 눈여겨봐야할까. 그중 하나가 ‘메타버스와 AI·IA의 관계’다. (지금은 ‘메타버스가 지고 AI가 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연관성 없는 별개 기술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먼저 메타버스와 AI·IA의 공통점을 현실의 확장이라는 관점과 가상-현실-생체를 포함한 분리 극복과 연계 시도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특성을 좀 더 명확히 한다면, 현실을 확장하며 현실과 가상을 연계하는 다양한 시도들의 종합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워낙 다양하고 교육형, 게임형, SNS형, 디지털트윈형 등 카테고리도 복잡해서 전체적 관점을 갖기 어려우나 결국은 현실확장과 현실-가상 연계의 공통적 특성으로 귀결된다. 

AI·IA에 대해서 아직 깊게 논의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메타버스와 AI·IA 둘 다 연계와 확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메타버스는 주로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고 연계한다면, AI·IA는 주로 자아를 확장하거나 자-타의 연계성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예측한다. 또 메타버스와 AI·IA를 연속적인 역할 중심으로 바라본다면, 시간-공간-인간(존재)의 연계-확장을 모색하는 인간의 본능적 시도에 닿아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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