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지난 글에 이어 메타버스와 AI·IA의 관계를 좀 더 이야기 해보자. 

앞서 필자는 메타버스와 AI·IA 모두 연계와 확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메타버스는 시간과 공간, AI·IA는 주로 인간 또는 존재의 연계, 확장이라고 구분했다. 그렇게 보면 메타버스와 AI·IA는 함께 연계되고 공진화해 갈 상보적 관계다. 

AI·IA보다는 메타버스가 주로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고 연계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각각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진화되고 있다.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본다면 다양한 양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네이버의 제페토는 ‘시간’이나 ‘공간’의 확장보다 ‘인간’ 또는 ‘나 자신’의 확장에 좀 더 관심을 가진다. 제페토는 자신을 아바타화하는 프로그램인 스노우(Snow)에서 출발했다. 스노우를 비롯한 많은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들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가 아닌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어주면서 열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러다 보니 제페토는 최근 메타버스와 생성형 AI와의 결합에 있어 AI 아바타 제작 서비스를 중심으로 연계된다. 
 

몇 가지 측면에서 제페토는 메타버스의 전형적 특성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고 보지만 이 경우에도 메타버스는 주로 시간과 공간의 확장 및 연계, AI·IA는 주로 인간-존재의 확장-연계라는 전제는 여전히 유의미하다. 

기억을 되살려 필자가 정리했던 메타버스의 정의를 다시 상기해 보자.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과 생체를 연계하고, 나와 일상을 증강·확장하기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융합적 시공간.’ 물론 어느 시점에든 변화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렇지만 제페토는 우선 2D 기반으로 현실 또는 생체와의 결합에 비중이 적고 가상공간을 주로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 등은 PC 베이스로 되어 있지만, 주로 모바일 중심으로 특화되고 작동하며, VR기기를 통한 실감형 콘텐츠·플랫폼으로 확장되기가 쉽지 않다. 제페토나 SKT의 이프랜드 등 모바일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지는 장점은 많다. 더불어 새로운 디바이스들이 보여주는 확장성과 첨단 기능들을 담아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아무튼 제페토나 이프랜드는 상대적으로 인간-존재확장에 비중을 두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인간-존재확장 중심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AI·IA가 구분되는 점이 있다. AI·IA는 주로 인간의 외모를 기반으로 한 부캐(두번째 캐릭터)스타일 확장보다는 실제의 나, 존재 그대로의 생체적 특성에 기반해서 확장하며 타자와의 연계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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