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이번주에는 ‘이미지’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자. 이미지 속에는 네 명이 모여있다. 이미지상에는 조금 잘려 있지만, 네 사람이 중앙에 있는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안에는 현실 인간, 캐릭터 아바타 2명, 모션캡쳐를 통해 원격으로 참여한 실사 아바타가 하나 있다. 

우선 이것은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은 상황을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지의 맨 왼쪽에 있는 현실인간 여성은 VR이나 AR 기기 어떤 것도 착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있는 것처럼 또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중앙 오른쪽에 있는 수염이 난 남성을 보면 약간 희미하게 표현됐다. 얘기했듯이 이 그림은 전체적으로 ‘근미래의 메타버스 환경은 현실공간에서 현실에 있는 사람과 캐릭터 아바타로 들어온 원격 참여자, 그리고 자신의 실제 모습과 동작을 스캔·캡쳐해서 들어온 원격 참여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임’을 묘사한다. 

논의하고 있는 소주제로 돌아가서, 여기 이 메타버스 공간에 AI가 결합된다면 어떨까.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는 이 네 캐릭터 모두 내가 직접 참여하거나(현실인간) 아니면 원격으로 참여하더라도 내가 조작하는 아바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나의 아바타에 나를 학습시켜서, 내가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이 모임에 참여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NPC처럼. 
 

메타버스는 시간과 공간을 확장-연계-중첩시킨다. 공간을 확장-연계-중첩시킨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적절히 가상공간에 구축하고(확장)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적절히 매칭하며(연계) 두 공간에서 동시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중첩) 한다는 것이다. 시간의 확장-연계-중첩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고 있는 24시간 365일이 메타버스에서도 같이 흐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일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밤이 되면 어두워지고 겨울이 오면 눈이 쌓이기도 한다. 양자중첩처럼 현실의 시공간과 시공간은 연계되고 중첩된다. 

메타버스가 초월우주라는 의미라면 오히려 메타버스의 현재적 본질에서 멀어진다고 본다. 메타버스는 중첩우주, 또는 중첩세계에 가깝다. Nested(중첩된), Overlapping(겹치는), Superposition Universe(중첩우주)라고 할까. 

그리고 여기에 인간·존재, 좀 더 명확하게는 나라는 존재가 중첩된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그 중첩된 나는 가상세계에서 만나고, 교류하고, 듣고, 배우고, 즐기고 때로는 벌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10월 1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