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4대의 시작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본격 활동한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이하 설계특위)의 설계안이 총회와 수위단회에 최종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원불교신문에서는 ‘회복과 전환,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라는 비전 슬로건 아래 원불교의 미래를 그리는 데 전력해 온 설계특위 위원들과 함께 설계안에 담긴 교단 제4대 시작의 의미와 희망을 살폈다.

10월 27일 줌(ZOOM)으로 진행된 좌담에는 김성종 교무(경기인천교구 사무국장), 윤대기 교무(원불교 청소년국장), 이정일 교무(교화훈련부 차장), 이여진 교도(강남교당·한겨레중고등학교장), 조인국 교무(원불교 정책연구소장)가 함께했다. 본 이야기는 10월 넷째 주와 11월 첫째 주에 걸쳐 총 2회 게재된다.
 

김성종 교무
김성종 교무

재가교도가

위원장이라는 점부터가 특징적

-김성종

설계특위 위원으로서 역할과 보람을 이야기해달라.
김성종: 설계특위 활동을 하면서 설계시나리오팀으로서 주요목표 5개 중 두 번째인 ‘교화구조의 대변화’에서 중앙총부의 역할 전환과 교구자치제 확대를 연구했다. 전 교정팀에서 기획실에 근무하며 교단 제3대 평가와 마무리에 대한 기본 골격을 구상했고 설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설계위원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 중압감이 컸다. 교단의 한 주춧돌을 놓는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큰 보람이다.

이여진: 설계특위에서 대사회팀에 속해 활동했다. 제가 설계특위에 들어온 것은 원불교가 사회 속으로 어떻게 하면 쉽게 들어가 교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안, 그리고 교육 부문에 있어 의견을 내라는 의미였다고 이해한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재가교도의 입장에서 검토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생각한다. 설계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렇게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그동안 설계안이 만들어졌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회의 시간에 되도록 많이 들으려고 했고, 들으면서 교단에 대한 이해와 공부를 많이 했다. 위원 구성에 있어 출가교도 수가 재가교도 수보다 많아서 혹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그러지 않았다. 재가들의 의견이 많이 수용됐다.

윤대기: 소중한 의견을 모으는 데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 특위 안에서 청소년교화와 미래세대교화에 관계된 역할을 맡았다. 설계특위 활동을 하면서 두 가지 확실한 소득과 보람이 있었는데, 먼저 개인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았다. 출가교역자로 살아오면서 그동안 내가 가진 교단에 대한 이해와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하고 지엽적인가를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교단적으로는 개개인의 교법 실천이 쌓여 교단 차원의 교법 실현이 이뤄져야 하는데, 어떤 점들이 문제였고 어떤 태도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안 됐는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이정일: 설계시나리오팀에서 첫 번째 핵심목표 ‘교법정신 회복’ 중 정기훈련의 내실화와 예비교역자교육 내실화, 그리고 두 번째 핵심목표인 ‘교화구조의 대변화’에서 열린교당․열린교화의 개척을 담당했다. 업무상 과중한 상황에서도 설계특위 활동은 그 어떤 모임체보다 열과 성을 다해 임했다. 교단 제4대 1회가 지향하는 목표와 실천 과제들이 현장에 당도해 구성원들이 힘을 내서 함께 교화해볼 수 있는 마음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이여진 교도
이여진 교도

‘회복과 전환’이라는

표현에 포용성 담겨

-이여진

4대 1회 설계안의 특징과 주요 방향을 꼽아본다면.
김성종: 재가교도가 설계특위 위원장이라는 점부터 특징적이다. 재가출가 교도들의 의견을 고르게 수렴하겠다는 상징을 갖기 때문이다. 또 이번 설계안에는 교단의 재가출가 교도들이 원하는 근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현재에 적용하는 데 대한 갈망도 잘 담겼다. 전환하는 시기에 우리의 근본정신을 회복하고 이를 시대에 잘 적용함으로써 ‘교단을 새롭게 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취지가 슬로건으로 나타난다. 예비교역자 교육 내실화가 교법정신의 회복, 즉 근본을 살피는 부분에 포함된 것도 독특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여진: 세상의 모든 일이 초기에는 발심과 초심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느슨해지는 성향도 생기고, 익숙함이 주는 편리함에 안주하기도 한다. 그런 시점에서 ‘회복과 전환’이라는 슬로건은 미래 원불교의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혁과 혁신’이 아니라 ‘회복과 전환’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이 단어가 가진 포용성이 마음에 든다. 초기에 우리가 가졌던 본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거듭나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본다.

윤대기: 이번 설계안의 특징을 포괄적, 균형적, 실질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포괄적이라 생각한 이유는, 4대 1회 설계의 전체적인 의제를 보면 최대한 빠짐없이 담으려고 노력했고, 거의 담겼기 때문이다. 또 어느 한 편에 치우침이 없이 설계도가 잘 만들어진 것 같아 균형적이라 생각한다. 설계를 하며 이번처럼 역대 스승님들과 현 종법사님의 경륜을 많이 언급한 적이 있었나 싶다. 내실 있는 실현을 거두려 노력한 점에서 실질적이다.

이정일: 4대 1회 설계의 특징은 비전에서 다 드러난다. 또 위원들이 첫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공부한 게 바로 경륜이다. 소태산 대종사님 이하 역대 스승님들과 종법사님들의 경륜을 공부하면서 ‘이렇게 흘러온 교단의 맥이 4대 1회에 어떻게 담기면 좋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경륜이 담긴 설계안, 그리고 교화 현장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한 설계안을 만들고자 했다.
 

조인국․윤대기 교무
조인국․윤대기 교무

제4대 제1회 설계안은

포괄적, 균형적, 실질적

-윤대기

현장 적용 가능한 설계안 위해 가장 주목한 부분은.
김성종: 인구소멸, 지방소멸, 종교 외면의 시대와 교화 침체에 따른 교세 감소, 낮은 재정자립도 등이 우리의 발목을 크게 잡는 상황이다. 교단 제3대 설계는 성장의 시기라는 기반 아래 요청과 필요로 탄생했다. 하지만 4대 1회는 성장의 시기가 아니고, 사회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갈 것이기에 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또 교화 현장들이 힘들다 보니, 설계와 기반 과제 등의 내용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큰 어려움이었다. 대응책은 결국 ‘현실적용’과 변화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어야 했다. 근본을 잃지 않으면서 실천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이여진: 학교에서 어떤 일을 하려면 그 주체는 교직원이다. 마찬가지로 교단 역시 현장 적용 가능한 설계안이 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대상은 전무출신이다. 그래서 전무출신 인재발굴과 역량 강화, 인사제도, 후생복지 등을 ‘전무출신 역량강화와 제도개선’이라고 해 설계안에 담았다. 전무출신의 어려운 점과 불편한 점에 대한 의견을 많이 듣고, 이분들이 더 열심히 교화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또 현장 적용에 있어 중요한 점 중 하나가 홍보다. 이번 설계특위에서는 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윤대기: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정책연구소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첫째, 성과지표를 반영하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회에서도 평가의 방법론을 다변화하고 있는데, 4대 설계 역시 해당 과제들에 대해 성과지표를 실질적이고 내실 있게 담으려고 했다. 이 부분은 결과적으로 4대 설계의 환류 체계를 강화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 본다. 또 하나는, 이번에 4대 설계안이 확정되면 규정과 규칙을 제정한다고 한다. 이 말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다시 큰 한 걸음을 내딛는 기점이 될 것이다.

이정일: 실현 가능한 설계안이 되려면 무엇보다 교정을 책임지는 부서장들의 학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설계안에 대한 학습 없이는 교단의 맥이나 정통성을 잇기 쉽지 않고, 아주 간단한 사업 하나라도 목적과 취지를 분명히 알기 어렵다. 설계특위에서는 ‘설계안이 그림책에 지나지 않도록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요청을 여러번 했고, 그에 대한 답을 정책연구소가 법제화로 찾았다. 또 개인적으로 현재 교화훈련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다. 교당, 교구, 총부, 훈련원, 각종 기관 등 관계된 곳에서 이뤄지는 회의체마다 의견을 최대한 많이 수렴하고자 했고, ‘현장에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풀어주고 해결해줄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이정일 교무
이정일 교무

경륜 담기고

교화 현장에서 실현 가능하도록

-이정일

교단 제3대 설계와의 연속성·보완점·변화점 등을 짚어본다면.
김성종: 3대 설계안이 실천적이지 않았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설계안이 잘못 구성됐다기보다 실천력과 추진력에서 미흡했다고 본다. 이번에 설계특위가 홍보를 강조했던 것도, 3대에서의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홍보였기 때문이다. 홍보를 통해 대중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실천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내적성숙을 통한 세계종교로의 발돋움’이라는 교단 제3대의 캐치프레이즈의 근본은 ‘발전 위주’였다. 그에 대한 반성과 반작용으로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고, 4대 1회에는 실천에 더욱 박차를 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여진: 교단 3대 때도 교당을 다니고 있었는데, 사실 3대 설계 내용을 들은 적이 없다. 홍보가 미흡했던 탓이라고 본다. 또 3대 설계안에 담겼던 내용이 4대 1회 설계안에 다시 담긴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은 이는 ‘더 내실화해보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윤대기: 3대 설계 자체는 그 자체로 굉장히 훌륭하고, 당시 우리 교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설계도였다는 생각이다. 다만 여러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설계도 자체의 문제보다, 설계를 어떻게 실행하느냐 하는 소위 전달 체계의 문제였다고 본다. 이번 4대 설계에서는 정책연구소에서 이런 점에 대한 보완과 변화에 노력을 많이 했다. 한 가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교단 3대 역사를 마무리하면서 평가작업이 끝나고 4대 설계로 연결 됐어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어긋났다. 4대 설계를 하는 동시에 3대 평가가 뒤늦게 진행되는 탓에 3대 평가의 내용을 온전히 받아내지 못한 점은 굉장히 아쉽다.

이정일: 시기적으로 보면 그런 아쉬움이 있지만, 3대 평가와 4대 설계를 병행하는 실무 입장으로 봤을 땐 오히려 이 구조도 괜찮았다. 3대 말에 몸담은 입장으로서 최대한 3대 설계에 맞춰 운영하고자 노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대 1회 설계안이 담고 있는 내실화, 구체화, 실천 가능성, 지속성 등을 찾아서 하나씩 적용·해결해가는 교단이 되면 좋겠다.

김성종: 3대 설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급변하는 사회에 대비해 1회 12년만 우선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호에 계속)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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