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4대의 시작이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불교신문에서는 원불교의 미래를 그리는 데 전력해 온 설계특위 위원들과 함께 설계안에 담긴 교단 제4대 시작의 의미와 희망을 살폈다. 좌담에는 김성종 교무(경기인천교구 사무국장), 윤대기 교무(원불교 청소년국장), 이정일 교무(교화훈련부 차장), 이여진 교도(강남교당, 한겨레중고등학교장), 조인국 교무(원불교 정책연구소장)가 함께했다.
 

개인이 맡은 바 소명 다하면 빛 발할 것
-이정일

설계안이 전 구성원의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길
-조인국

(지난 호에 이어)
‘원불교의 최고 강점’을 꼽는다면.

이정일: 원불교의 최대 강점은 교리와, 함께하는 힘을 참 잘 발휘하는 집단이라는 점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밝혀준 법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또 우리 교단의 인물들을 살펴보면 개인일 때보다 함께 있을 때 훨씬 시너지가 크다. 사람이 모였을 때, 즉 합력의 힘이 굉장히 뚜렷한 두각을 나타낸다. 

김성종: ‘실사구시’다. 원불교는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이라는 표어를 가지고 불생불멸·인과보응의 이치에 바탕한 생활불교를 표방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파란고해의 일체중생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자는 전제하에 개교했다. 또 이소성대, 사무여한, 일심합력 등의 정신은 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이 된다.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현재에 맞게 발전적으로 계승할 수 있도록 하고, 이념적으로 살지 않고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법이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이다.

이여진: 강점은 교리에 나타난 바와 같이 ‘포용’과 ‘합력’이다. 포용과 합력을 말하지 않는 종교는 없지만, 우리는 교리 자체가 포용적이다.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장점이 많이 발휘됐다고 본다. 이러한 장점이 설계 과정에서뿐만 아니고 구체적으로 정책화되고 운영되는 과정에도 잘 발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윤대기: 합력의 정신이다. 요즘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교단의 대의에 합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합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상호보완적인 노력이 우리 교단이 유연하게 시대 문제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초석이라 생각한다.
 

이 법으로 공부한 사람은 지도자 되고, 성공한다
-김성종

미래 종교로서 원불교의 역할에 대하여.
이정일: 미래 시대를 진단하며 이슈화되는 사회적 용어들이 기후위기, 탈종교화 시대, 인구 절벽, 지역 소멸 등이다. 종교인으로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 느낀다. 교단은 결국 모든 재가출가 교도 개개인의 모습이고, 교법을 실현하며 사는 모습 그 자체다. 내 모습이 곧 교단이다. 매 순간 타자화하면서 교단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개개인들이 맡은 바 그 일 그리고 맡은 책임에 대해 소명을 다하면서 깨어있을 때 교단은 진짜 빛을 발할 것이다. 설계하면서 바랐던 ‘궁극적 교법정신 회복’은 여기서 시작돼야 한다.

김성종: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씀하셨듯, 물질이 발달함에 따라 정신이 피폐해지니 그에 따른 정신개벽이 이뤄져야 한다. 이 법으로 공부한 사람은 지도자가 되고, 성공한다. 또 이 교법이 융통함에 따라 활불 시대가 될 것이다. 사기, 사술, 요술 등은 계속 있겠지만 우리 교단도, 시대도, 인도정의의 공정한 법칙만이 세상에 서게 될 것이다. <대종경> 전망품을 읽으면서 더 확신을 갖게 됐다. 

이여진: 미래 세상을 이끌어갈 힘은 ‘진리’와 ‘사랑’에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진리는 이성과 과학, 사랑은 종교나 인간의 심성 등으로 표현하는데, 원불교는 두 가지 모습을 다 가졌다. 다만 세상 어디에나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이, 현실에 나타나는 원불교 모습에서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직시함으로써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시정할 건 시정하고 넘어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마음으로 기성 종교의 장점을 배우면 좋겠다. 무엇보다, 원불교 미래가 밝으려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인국: 이러한 고민과 이야기들이 설계표어(회복과 전환,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에 담겼다.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서 알게 모르게 세속화된 부분에 대한 성찰과 치유해야 할 부분에 대해 ‘회복’하고 우리의 교법 정신을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위해 ‘전환’함으로써 교단을 새롭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것이다.

윤대기: 유연하지만 치열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변화를 만드는 동력은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와 예산의 문제다. 4대 1회 설계의 핵심의제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과감한 의사결정을 기대한다.

원불교 미래 밝으려면 솔선수범 자세가 중요

-이여진

교단 제4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이정일: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4대 1회 설계안이 우리의 지속되는 평범함 속에서 하나하나 일궈지고, 이를 통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길 바란다. 또 이상과 현실이 경계선 없이 실현되는 교단 4대,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교단 4대도 꿈꾼다. 생활 속에서 일원상 진리를 실현하다 보면 내 옆에 있는 사람부터 변화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깨달아 실천하는 세상을 이뤄가면 좋겠다. 특히 타자화보다는, 내 안의 회복해야 할 부분과 전환해야 할 모습을 각자 찾아야겠다. 즐겁고 행복한 교단 4대 1회, 그리고 즐겁고 행복한 재가출가 교도님들이길 바란다.

김성종: 내적 강화와 질적 향상이 기대되는 4대가 되면 좋겠다. 풀어쓰면, 삶의 질과 행복이 드러나는 4대가 됐으면 한다.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며 소통하는 교단이 되기를 많이 바라고, 근본적으로는 그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자치도 되고 자립도 되는, 자율적이면서도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큰 틀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되 정신적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교단이 됐으면 한다. 기도하는 심정이다.
 

 

설계 실현은 모든 분의 합력이 가장 절실하고 중요
-윤대기

이여진: 소통과 공감을 통해서 합력하고 화합해서 실천하는 4대가 되길 바란다. 이 소중한 설계안이 바탕이 돼서 교단이 탄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설계안 마련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던 것처럼,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도 분명 진통이 있을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서로 경쟁할 수도 있고 다툴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정도(正道)를 지키는 것이다. 교법정신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교법정신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삶을 그 정신대로 살고 있는지, 남을 비난하기 전에 나부터 성찰하고 자성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조인국: 설계안을 네 일/내 일로 구분하지 않고 교단 전 구성원들이 함께 성원하고 지지해서 모두의 삶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이를 통해 각자의 삶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설계안의 궁극적 목적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 이전에, 교단의 구성원인 재가출가 교도 모두가 삶의 질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 신앙과 수행이 성장해서 행복한 교단이 되면 좋겠다. 

윤대기: 설계특위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게 ‘혼자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였다. 설계도 그렇지만, 실현은 정말 모든 분의 합력이 가장 절실하고 중요하다. 함께 실천하는 4대 설계로 행복한 12년, 더 나아가 행복한 36년이 되길 바란다.

[2023년 11월 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