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덕 교무
김남덕 교무

[원불교신문=김남덕 교무] 초등학교 때 나는 아버지와 함께 교당에 다녔다. 시골 교당이라 어린이법회가 따로 없어서 어른들과 일반법회를 함께 봤다. 삼 남매가 모두 교당에 갈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간 건 나 혼자였다.

중학교 때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바빠 교당에는 가끔 갈 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도 원불교와 인연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토요일 3·4교시에 배우게 된 풍물을 통해서다. 그때 풍물을 알려주신 선생님이 바로 교무님이었던 것이다. 풍물을 재미있게 배우고 열심히 연습했다. 그래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풍물 가락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내가 다니던 교당에 어린이법회가 있었더라면, 그리고 원불교 활동을 할 기회가 많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교무님들이 어떻게 어린이·학생·청년법회를 진행하고, 어떻게 가르침을 전하는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직접 하거나, 누군가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그 방법을 알 수가 없다.

이제야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닐 때 법회 활동을 많이 해보고, 생각도 해볼 걸’ 하며 후회를 한다. 그러나 학교생활을 할 때는 나의 업장을 해결하고, 공부하기에도 바쁜 시기였다. 대학원 졸업 후 첫 발령을 받아 청소년교화를 시작해보려 했지만, 코로나19 시기가 겹쳐 교당에 나오는 어린이가 드물었다.

그래서 나는 ‘교당 가까이 있는 놀이터에 가서 아이들과 놀아주며 맛있는 것을 사줘 볼까?’하는 고민도 하고, ‘교당에 가끔 오는 어린이회원의 집에 찾아가서 놀아주거나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주변 인연들과 친해지면 교화에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법회를 진행해보면 내가 법회 때 전달해주고 싶은 것들이 쉽게 전해지지 않음을 경험한다. 하지만 마음의 힘이 부족한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마음을 알게 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전하는 것은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고 책임이다. 

청소년교화에 있어 인구와 출산율이 심각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교화의 방향을 모색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릴 적 풍물 시간에 만났던 교무님처럼 어떻게든 원불교에 인연이 닿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 나는 심심풀이 인성교육을 통해 학교에서 아이들을 많이 만나려 한다. 

청소년교화를 하는 교무님들이 차근차근 교화의 방향성을 찾는다면, 반드시 교화의 꽃이 필 날이 오리라 굳게 믿는다.

/강원교구사무국

[2023년 12월 27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