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사이에 두고 작업, 현지인 교도가 직접 녹음
수없이 반복 녹음하고 일일이 자막 달아내는 노고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원불교 세계교화에 큰 밑거름이 될 <영어 대종사님 일화집(Tales of a Modern Sage)> 오디오북은 제작에 대단한 여정이 담겼다. 

본 오디오북 녹음에는 필립 (Philip Ro-ebuck)·빅토리아(Victoria Finney) 현지인 교도 2명(원달마센터)이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오디오북 제작을 위해 성우 수업을 받았고, 20분짜리 영상제작을 하는 데 있어 작은 잡음만 들어가도 다시 처음부터 통째로 재녹음하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음성녹음을 완료해냈다. 이는 ‘오직 교화’를 위한 마음이기에 가능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드라마틱한 일화도 있다. 두 사람의 공심이 담긴 음성파일을 택배로 전달받아 일러스트와 함께 영상으로 만들고 일일이 자막을 단 최진수 교도(남양주교당)의 이야기다. 

최 교도는 한국에서 유튜브 자막 변환 서비스 및 다국어 번역 송출 서비스업을 포함해 IT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그런 그가 일화집 오디오북 제작에 참여를 하게 됐고, 해당 음성 파일을 본래 웹상으로 전달 받기로 한 상황에서 녹음 및 작업을 담당한 이스라엘 교도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생겼다. 그 사정은 다름 아닌 ‘전쟁’.

당시의 상황에 대해 최 교도는 “전쟁이 나는 통에 (그이의 본국 사정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됐었다”는 말로 어려웠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유도성 교무(원달마센터)가 작업자 대신 파일이 든 외장하드를 찾아 EMS택배로 한국에 보내줬고, 이를 전달받은 최 교도는  녹음 원본 파일을 받아 일일이 일화집의 문장을 자막으로 만들어 넣으며 영상을 완성했다. 

이처럼 일화집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여정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과 미국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고, 원불교를 향한 공심에는 물리적 제약이 통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세계교화를 향한 노력이 물리적 거리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유 교무는 “현재 원불교는 이웃종교에 비해 영어번역 교재가 부족한 상태다. 특히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강의를 개설할 때 영문 교재가 부족해 문제가 된다”고 했다. 덧붙여 “<원불교교전>을 보고 입교했다는 사람은 많아도, 불교경전이나 성경을 보고 감동 받아 절이나 교회에 다니게 됐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로 <원불교교전> 자체의 힘을 언급하며 “특히 서구사회에서는 출판을 통한 교화가 아주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업로드된 영상 이외에도 필립과 빅토리아 교도가 <대종경> 녹음을 하고 있다. 기존의 영상과 앞으로의 영상에 많은 재가출가 교도의 정신·물질적 관심과 도움이 원불교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깊이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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