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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선원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대(?)를 나누어 삼라만상 형형색색의 소(小)를 만들 줄도 알고, 소를 한 덩어리로 뭉쳐서 대를 만들 줄도 아는 것이 성리의 체(體)를 완전히 아는 것이요, 유를 무로 만들 줄도 알고 무를 유로 만들 줄도 알아서 천하의 모든 이치가 변하여도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중에 변하는 진리를 아는 것이 성리의 용(用)을 완전히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7.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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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물으시었다. “누가 이 가운데 허공 법계를 완전히 자기 소유로 이전 증명 낸 사람이 있느냐?” 법신불의 초기 이름인 허공법계를 소유한다는 말은 우주의 본원이며 우리 성품의 본래를 회복하여 성불에 이름을 의미한다. 허공법계 이전등기의 문제는 현재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요즈음 가히 부동산 대란이라 할 만큼 온 세상이 난리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7.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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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선원에서 김기천의 성리 설하는 것을 들으시고 말씀하시었다. ‘오늘 내가 비몽사몽간에 여의주를 얻어 삼산에게 주었더니 받아먹고 즉시로 환골탈태하는 것을 보았는데, 실지로 삼산의 성리 설하는 것을 들으니 정신이 상쾌하다.(성리 22)'비몽사몽의 경지란 꿈도 아니고 꿈이 아닌 것도 아닌 상태를 말한다. 우리의 알음알이가 표면의식과 수면의식 사이의 얇은 층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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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자 대종사께 여쭈었다. “견성을 하면 어찌 되나이까.”사실 견성이라는 말은 인도불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용어이다. 견성은 인도불교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고 선종이 주류가 되면서 ‘견성’은 그들의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선종의 핵심은 이른바 16자종지로 요약된다. 문자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 경전 외에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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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은 대종사보다 열두 살이나 연상인 아저씨뻘의 동네 형님이었다. 대각 후에는 맨 먼저 제자가 되었고, 방언공사에서는 늘 선봉이었다. 생명을 던진 혈인기도에서는 팔산이라는 법호를 얻고 거듭났다. 그는 평생을 교단을 위해 헌신하다가 스승에 앞서 순교하였다. 그의 열반에 대종사는 눈물을 흘리며 대중에게 생사 거래와 업보 멸도에 대한 법을 설했다.(천도품 28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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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선사는 대종사와 동향의 선배였다. 당시 선가에 이름 높았던 학명은 반선반농(半禪半農)을 주창하였으며, 월명암 주지시절 대종사가 주석하던 석두암에 자주 왕래하였다. 대종사는 중한 인연이었던 학명의 선문답이 지닌 허점을 더러 지적하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함이었을 뿐 그의 인품을 훼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루는 학명선사가 글 한 수를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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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암 주지 백학명 선사는 당시 제방에 이름 높은 선지식이었다. 학명이 어느 날 석두암에 오자 대종사는 “저 방아 찧고 있는 청풍이 도가 익어 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타이틀 경기를 주선한 것이다. 학명이 청풍의 앞으로 가서 “발을 옮기지 말고 도를 일러오라” 하니, 청풍은 그저 묵묵히 서서 절굿대를 쳐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제 1라운드는 무승부다. 양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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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禪僧) 한 사람이 금강산으로부터 와서 대종사를 뵈웠다. “그대가 멀리서 찾아왔으니 구하는 것이 무엇인??하고 묻자 “도(道)가 있는 곳을 일러 주십시오”하고 답한다.한 때 ‘도를 아십니까?’라는 코미디화한 멘트로도 알려진 도는, 인류 역사상 의식이 깬 사람들의 공통관심사였다. 도는 길인 동시에 삶의 목표이며, 수행의 방법인 동시에 생활의 지침인 까닭이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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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 장소는 역시 선미(禪味) 그윽한 봉래 정사, 어느 날 저녁 장난기가 동한 대종사께서 문 정규에게 물으시었다. “벽에 걸린 저 달마 대사를 능히 걸릴 수 있겠는가?” 봉래정사의 바람벽에는 달마가 외다리로 갈잎 타고 강을 건너는 그림이 한 폭 있었다. 달마상 중에서도 드문 형태인 이 그림을 주산 송도성이 즐겨 모사하였고, 다시 이를 어깨너머로 익힌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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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겨울이라 봉래구곡에 가득 눈이 내려 천지에 오직 하얀 눈과 소나무만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였다. 설원의 봉래 정사에서 화롯불을 가운데 놓고 사제가 옹기종기 둘러앉았다. 대종사께서는 “옛날 어느 학인에게 ‘너에게 가르쳐 주어도 도에 어긋나고 가르쳐 주지 아니하여도 도에 어긋나니, 어찌해야 좋을꼬’ 하였으니, 그 뜻을 알겠는?권構?물으시었다. 뛰어난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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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정사 시절 대종사는 둘러친 산과 굽이치는 계곡에서 산중생활을 하였다. 그런데 영산에 다닐 때는, 육로를 통하는 것보다 곰소와 법성을 왕래하는 뱃길이 편하였다. 영산에 다녀온 그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내가 윤선(輪船)으로 이곳에 올 때 바다 물을 낱낱이 되어 보았으며, 고기 수도 낱낱이 헤어 보았다. 그대들도 혹 그 수를 알겠는가?” 제자들은 각각 자신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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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님이 봉래 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마침 큰 비가 와서 사방 산골의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시며 “저 여러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지금은 갈래가 다르나 마침내 한 곳으로 모아지리니 만법 귀일(萬法歸一)의 소식도 또한 이와 같다(성리10)”고 하시었다. 대종사님의 구도과정은 간화선의 수행내역과 퍽 닮은 데가 있다. 화두선에서 사용하는 여러 공안(公案)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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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13년(1928)이면 우리 회상은 익산에 총부를 정한지 4년째로 초창의 고난과 기쁨이 함께하던 때였다. 이 때 삼산 김기천 선진이 성리를 설하는데 대종사께서는 견성 인가를 내리셨다. 대중은 우리 회상에 첫 견성도인이 출현했다며 들떠 기뻐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 후 실시한 제 2차 법위사정에서 삼산은 예비 법마상전급에 오른다. 이로써 우리는 두 가지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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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철이 오면 반 고호의 불타는 듯 하는 그림 ‘해바라기’가 생각난다. 온 몸에 물감을 뒤집어쓰며 춤추듯 빠른 속도로 완성한다는 그의 작품은, 캔버스에 혼을 투사하는 작업처럼 보인다. 작렬하는 태양, 춤추는 초록색 잎파리, 노랑의 원색적 강렬함…. 고호 작품들의 소재는 다양하지만 그곳에서 언제나 ‘타오르는 영혼’을 느끼게 한다. 고호의 그림을 바라보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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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는 원융하여 유무·이사·생사·동정이 둘이 아니니, 둘 아닌 이 문에는 포함하지 아니한 바가 없다’ 이 법문은 대종사의 유명한 사문불이(四門不二)의 법문이다. 그러나 이 법문을 일체를 둘이 아니라는 부정의 편식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불이인 동시에 ‘포함하지 아니한 바가 없다’는 해섭(該攝)의 법문이기 때문이다. 대종사의 양 면을 고루 밝힌 또 하나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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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란 유학의 궁극 개념이다. 에 보면 ‘대학의 도는 명덕을 밝힘에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선에 머묾에 있다’고 시작한다. 지선을 정자는 ‘하늘 이치의 궁극이요, 사람의 사사로움이 없는 경지’라 주석한다. 선악은 인정이 개입된 자리라면, 지선은 하늘의 자리이다. 극락(Suh mat )은 아미타불의 정토이다. 현 국토에서 서방으로 10만 8천억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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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품이 정한즉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동한즉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하다” 이는 말씀 그대로 원불교의 ‘성품의 원리(?理)’를 드러내고 있는 곳이다. 유교의 성리학에서는 대개 이(理)에서 받은 것은 순선무악, 기(氣)에서 받은 것은 유선유악하다고 본다. 그러나 대종사님은 그 단계를 넘어서 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본래의 ‘무선무악’으로부터 현실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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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대각을 이루시고 심경을 노래하시었다. ‘맑은 바람에 달 오르니, 만상 자연히 밝았도다(?風月上時 萬象自然明).’맑은 바람에 드러난 대종사님의 달은 깨달음의 은유이다. 만약 ‘붉은 태양 불끈 솟으니 대명천지 여기로세’라고 했더라면 그 멋없는 글이 대종경에 실렸을까. 달을 주제로 삼은 성리품 1장은 한껏 격을 높인 맑은 빛 수채화다. 오늘날 도시화로 사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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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 15품 가운데 일곱 번째인 성리품이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달음을 표현한 핵심 내용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이 31장은 모두가 한 결 같이 주옥같은 내용들이다. 성리품의 연원은 《정전》 수행편 정기훈련 11과목 중 ‘성리’에 두고 있음은 명백하다. 대종사 최초의 공식적 저술인 《수양연구요론》에 나와 있는 137절의 ‘연구문목’에
대종경
정현인 교무
2006.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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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기미년 만세운동이 한창일 때, 대종사 이를 “새 세계의 개벽을 재촉하는 상두소리이다. 바쁘다. 어서어서 방언 마치고 기도하자”고 하며 제자들에게 시국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상두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상여꾼들이 가락조로 구슬프게 매기는 소리이다. 대종사께서 ‘대한독립 만세!’ 함성을 가슴 벅찬 감격의 소리로 보지 않고, 구구절절 그 삶을 표현
대종경
한은숙 교무
2006.04.1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