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화 실천 방법
종교연합운동 통한
종교의 사회적 책임 이행

[원불교신문=김태우 교도] 올해는 소태산 대종사와 창립제자들이 일심합력과 이사병행의 정신으로 교단의 역사적인 출발점이 됐던 방언공사를 준공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방언공사는 교단의 정신적·물질적 터전을 닦는 계기가 됐으며, 무엇보다 공익의 목적으로 추진돼 오늘날 원불교의 대사회적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공헌을 했다. 

방언공사가 교단의 1세기를 개척했던 첫 출발점이 됐던 것과 같이 올해 개관을 앞둔 소태산 기념관도 교단 2세기의 역사적 추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태산 기념관이 한반도와 세계를 잇는 교두보가 돼 국가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교단적으로는 '원불교의 세계화', 세계적으로는 '평화의 시대화'에 기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면 한다.

교단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정각정행, 지은보은, 불법활용, 무아봉공의 강령에 따라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교법을 실천해 온 바, 현재 국내에 500여 개 교당, 해외에 23개국 60여 개 교당을 세울 수 있었다. 

특히 무지·질병·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진실하게 이행해 온 덕분에, 국가로부터 공인 종교로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유엔본부 종교NGO위원회에도 국내 종교로서는 유일하게 등록될 수 있었다.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발표에 따르면, 원불교인은 2005년에 비해 34.9%가 감소한 84,000명으로 집계 됐다. 이 결과는 교단에 충격을 안겨줬는데, 그 이유는 1995년 교도 수보다도 2,000명이 더 적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전략 전문가인 리처드 러멜트 교수(미국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는 "기업이 가진 문제와 경영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는 것이 좋은 전략을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교단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교세 위축과 교화 정체의 원인에 대한 합리적인 진단을 해오고 있으며,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탈종교화 현상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해외의 유수 사회조사기관들의 세계 종교 동향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회에서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인의 53%(NatCen, 2016), 미국인의 23%(Pew Center, 2015), 그리고 유럽연합 국가들의 비종교 인구 평균은 24%(유로바로미터, 2015)라고 한다. 한국 역시 2015년 조사결과에서 56%가 비종교인으로 밝혀졌다. 

저명한 종교사회학자인 린다 우드헤드 교수(영국 랭커스터대학교)는 이러한 탈종교화 현상의 원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젊은 세대의 문화적 특성을 주목한다. 
젊은 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영성과 그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종교적 규범에 예속되기를 거부하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밀레니엄 세대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고 있는 명상과 지혜의 만남인 '위즈덤 2.0'이다.

교단은 원불교 개교 10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면서 교단 2세기를 향한 문을 열었으며, 이제는 그 첫걸음으로 소태산 기념관의 개관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 교단에게 주어진 과제는 교단 2세기를 이끌어나갈 시대적 화두를 세상에 제시하는 것이며, 그 화두는 반드시 대중과의 깊은 교감에서 비롯돼야 한다. 

오늘날 인류사회는 민주주의 교육의 확산 덕분에 과거보다 개인의 행복과 세계평화에 대한 관심이 더 진지하다. 그래서 'TED', '베리타스 포럼', '위즈덤 2.0'과 같이 지성과 실천이 병행되는 세상을 향한 울림에 대중들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추구하는 원불교의 가능성이 바로 여기, 세계교화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화의 정신은 평화이며, 그 교화의 실천 방법은 종교연합운동을 통한 종교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시대정신인 세계평화야 말로 원불교가 세계의 종교로 나아가는 길이라 믿는다.

/원광대 국제교류과 초빙교수

[2019년 5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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