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거진출진이란 공부와 사업에 전일한 사람으로서 교규(敎規)의 정한 바에 따라 교단에 공헌한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교당을 내왕하면서 전무출신이란 용어는 자주 사용하고 많이 들어 익숙한데, 거진출진은 이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성가의 가사를 살펴보면 거진출진의 정의가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몸은 티끌 세상에 처하였으되 마음은 연꽃처럼 맑히시었고 살림을 한 가정에 머무신대로 공덕은 이 회상에 쌓으신 분들이다. 

정산종사는 "연꽃은 진흙 속에 뿌리박았으되 그 잎이 더러움을 받지 않으며, 그 꽃은 아름답고 향기롭나니, 새 세상 수도인의 상징이니라"고 말씀했다. 2절의 가사를 보면 '한기관 한기관이 열릴 적 마다'라는 가사가 또 나오는데 이것은 앞에 나온 전무출신 찬송가와 함께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 교단이 열리고 지금의 모습에 오기까지 전무 출신이 한기관 한기관을 어떻게 열었고 또 거기에 거진출진이 한기관 한기관에 어떻게 힘이 됐는지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출가만 이어서도 아니고 재가만 이어서도 아니고 각자의 역할들이 잘 수행되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원불교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안에서는 전무출신이, 밖으로는 거진출진이 서로의 역할을 너무도 충실히 해냈기 때문에 전무출신과 거진출진의 찬송은 둘이 아닌 하나의 찬송으로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성가 10장(거진출진 찬송가) 3절의 가사와 성가 9장(전무출신 찬송가) 3절의 가사 내용이 똑같다는 것이다. 이를 생각해보면 전무출신이든 거진출진이든 모두 다 이 공부 이 사업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것은 모두 같다는 것이다. 다만 전무출신은 몸과 마음을 이 회상에 헌신한 출가교도이고 거진출진은 몸은 세속에 있되 마음은 항상 출가의 심경으로 사는 재가교도라는 차이일 뿐인데 어찌 그 공덕과 노고가 다르다 할까 싶다. 

거진출진의 삶이 전무출신의 삶과 다르지 않기에 그 높고 거룩한 공덕을 찬송하고 받들기 위해 이처럼 같은 내용의 가사로 정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6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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