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해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을 우리는 장인이라 부른다. 그런 장인들이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경외심과 함께 ‘아름답다’라는 생각까지 들곤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조금 부정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인간은 자신의 뜻을 위해 어떤 일을 하다가도 주어진 상황이나 사람들의 시선, 말 때문에 초심을 잃고 흔들리기 쉬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떠한 일이든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만을 생각하며 자신의 소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한 그것을 꿋꿋하게 해나가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한 가수가 있다. 그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앨범을 내고 올해도 12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동안 모든 기획을 스스로 했다. 그리고 흔히 가수들이 세상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송활동은 거의 없이 가수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을 통해 자신의 노래를 알리고 팬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30년이라는 세월을 지내왔다. 

그의 삶은 자신의 소신인 음악과 무대에서 보여주는 공연의 질로 채워져 있다. 예전부터 문제였고 요즘 다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음원사재기나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가수들이 음악계의 주축이 되는 요즘 그의 가수로서의 삶은 어떻게 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지켜온 소신으로 우리나라 대중가요 음악의 질은 높아졌고 우리나라에서 없던 수많은 공연연출이 생겨났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말과 글로써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그 말과 글이 노래를 만나면 감동을 일으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는 아프리카 난민문제를 전 세계에 공론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평화와 반전을 노래한 밥 딜런은 노랫말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가수로서 이례적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것이 음악이, 노래가 가진 힘이다.

가수 이승환 역시 자신의 삶과 생각을 녹여낸 노래가 진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자신의 노래처럼 살기 위해 또한 소신을 지킨다. 세상의 수많은 아픔에 그가 함께 있었다. 그의 노래로 아픔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다시 힘을 내게끔 에너지를 준다. 20년을 이어온 자선공연으로 아픈 아이들을 살리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 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더 늦지 않도록, 부조리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그의 노래 ‘물어본다’의 한 부분이다. 나 역시 그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고 나의 삶을 돌아보고 어떠한 다짐 같은 것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그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주는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은 더욱더 좋아진다. 많은 이들이 삶과 정의라는 단어를 그의 음악을 통해 생각해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의 이상과 청년의 열정, 그리고 어른의 품격으로 가득 찬 가수 이승환의 앞으로의 음악과 공연들이 더욱 기대되어진다.

[2019년 12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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