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과거에는 60세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렇기에 집안 어른이 만 60세 생일이 되면 회갑잔치를 열어 장수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의술과 과학 발달에 따른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제는 60세를 노인으로 보지 않는 시대가 된듯하다. 대한민국 평균 수명이 85세가 넘는 요즘은 회갑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자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원불교에서 회갑은 출생 후 6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이니, 소년기와 장년기를 지내고 가정 사회 국가 세계를 통해 모든 공부와 사업에 결실을 회고하는 뜻깊은 시기로 본다. 지나온 시간 얼마나 많은 보은을 했는지 결산하고, 반성하는 동시에 남은 시간을 더욱 공덕을 쌓을 수 있도록 다짐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곡을 살펴보면,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일원의 진리를 알고 사은에 보은하는 삶을 살았으니’ 하는 가사는 공도자로서 삶을 살아온 교도로서의 감회를 여쭙는 부분이다. 노소를 초월한 마음공부로 후진을 이끌고 권면하며, 대원정각을 향해 더욱 정진하자는 내용 또한 담겨있다. 삶 속에서 그 삶을 경전 삼고 교법에 대조하면서 공부한 수행인의 회갑식 노래이다. 성가를 부르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마음공부법으로 모든 고락을 넘기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기 전 부처 되기 위한 공부를 더욱 공들여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불러보면 좋겠다. 

몇 해 전부터 영산선학대학교 부설 영산선원은 기간제 전무출신을 길러내고 있다. 회갑의 맞이하기 전,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남은 시간을 교단과 세상을 위해 보은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리고 늙고를 떠나서 회갑식 노래를 통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회갑을 맞이해 지나온 시간을 축하하고 격려하고, 어떤 순간이든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돌기 전에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는 성가로 삼아보자. 대산종사의 말씀처럼 공도와 사회에 정신이든 물질이든 육신으로든 큰일 하나씩 할 수 있는 공부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해 보자.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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