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나란 사실 코로나19 증명
세계를 향해 불공하는 교단 되길

이윤덕 교무

[원불교신문=이윤덕 교무] 육신의 눈에는 보이지도, 귀로는 들을 수도, 코로는 냄새도 맡을 수 없는 그러나 분명히 존재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전염을 시키고 육신과 정신을 휘젓다가 인연이 다한 생명의 목숨을 거둬가는 코로나19 극복이 인류의 화두가 되고있다.

오늘도 목숨을 잃은 분들의 천도축원과 임종과 장례절차도 못하는 가족들께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의 위로를 보내며, 이 병고로 고통받고 치료 중인 분들이 하루빨리 건강이 회복되기를 일원의 진리 전에 간절히 기도한다.

무엇이든 일 없을 때 미리 준비하는 공부는 참으로 큰 공부다. 원불교 교법은 그래서 삶이며 생활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세계 최고 선진국이라 하며 자국 의료체계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던 글로벌 지도자들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나발만 불었다는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나 그야말로 민망함을 드러내고 있다. 

나라와 나라를 잇는 땅 길과 바닷길 하늘 길을 막아가면서 세계 각국이 자기 살길에 열을 올리며, 준비하지 않은 나라일수록 남의 나라로 가는 의료장비까지 편법을 동원해 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교화하고 있는 독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내고 있다. 교당도 교도 한 분과 가족 두 분의 확진자가 생겨 3주 자가 격리 치료를 받았지만 감사하게도 상태가 호전되어 모두 완치됐다. 확진자가 처음 생겼을 때 국제부에 상황을 전하니, 감사하게도 중국 항주교당을 통해 마스크 350여 매를 보내주었다. 세관에서도 마스크에 관세를 부과했던 것을 사유를 설명하니 면제해 줬다.

교당에서는 날마다 교도님들께 전화와 법문을 나누며 안부를 묻고 공부거리를 주고받고 있다.

진공묘유의 조화가 우주 만유를 통하여 무시광겁에 은현자재 하는 것을 믿는 공부인들에게는 지금 일어나는 파란고해에 창황전도를 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은혜가 오는 길은, 은혜를 발견하는 길은, 해로운 일에서든 즐거운 일에서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의 것이다.

세상이 하나란 사실을 코로나19는 증명한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국경은 아무 소용없고, 어느 나라든 자국의 이익만을 쫓는 것은 또 다른 불행을 낳는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현실에서 다행함도 있다.

원불교의 성지인 대한민국이 처음엔 우여곡절이 있었고 아직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방역과 치료에 세계적 모범이 되어 그 위상이 높아진 것이 그것이다. 사람이 먼저란 기치 아래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국내가 아니라 국외에서 먼저 인정해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운과 원불교 교운은 함께 간다는 예언적 가르침은 해외교당에서는 그 울림이 더 크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121개국에서 의료장비들을 지원하거나 수출을 해 달라며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기운이 국제교화에 큰 힘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 과제라 여겨진다.

그러므로 교단에서는 한국에서 수출규제가 풀어졌을 때를 대비해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의 의료용품을 구입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어려운 나라에 있는 교당을 통해 지원될 수 있는 방법을 우선 강구해 주기를 염원한다.이 어려움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불공을 하는 교단으로 성장하는 은생어해 해생어은의 이치를 체득하고 활용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공부인이다.

/레겐스부르크교당

[2020년 4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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