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안 교수
김준안 교수

[원불교신문=김준안 교수]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월이다. 6월은 원불교 교도에겐 특별한 달이다. 대종사가 열반의 길을 떠난 달이기 때문이다. 올해 또다시 6월을 맞이해 대종사가 꿈꾼 세상에 대해 생각해본다. 

대종사는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려는 꿈을 가지고 대각 후 열반에 이르기까지 교화에 전념하다 떠났다. 대종사가 떠난 지금, 그 꿈 성취를 위한 여정은 제자들인 원불교 교도들을 통해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대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교도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세상 사람들이 대종사가 내놓은 교법을 실천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은 많은 이들에게 원불교를 알리고, 나아가 원불교에 입교시키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누군가를 원불교에 입교시키는 일은 모든 교도들에게 부여된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범생이 되려면 숙제를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숙제를 미룰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한 사람의 교도가 한 사람에게 공을 들여 입교시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교도들이 합력해 다수의 무종교인들이 먼저 원불교에 대해 알고 호감을 갖도록 할 수 있다면 종국에는 원불교로 인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도들이 참고할만한 이웃종교의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할 사례는 천주교 수원교구 배곧성당의 사례이다. 2017년 6월에 설립된 배곧성당은 아직 젊은 성당이지만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라고 한다. 이 배곧성당은 미사 때마다 교우들과 함께 ‘새가족 찾기 기도’를 드리며 영적인 힘을 모으는 일을 가장 중점적인 선교 활동으로 진행하며, ‘모범 선교’와 ‘산파 구역 설정’이라는 독창적인 선교 방법도 도입했다고 한다. 

모범 선교는 말 그대로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를 줍고 환경 정화에 참여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먼저 인사하는 등 솔선수범의 선교 방식을 의미한다. 

또한 산파 구역 설정은 아이를 낳을 때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산파에서 착안해 먼저 입주해 자리잡고 있는 구역이 나중에 입주하는 단지를 찾아가 이삿짐을 날라주고, 인사를 건네는 등 구역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돌봐주는 것을 의미한다. 산파 구역 설정은 배곧성당이 자리한 시흥시에는 신도시라는 특성상 이사 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한 선교 방법이라고 한다. 

이러한 배곧성당의 모범 선교와 산파 구역 설정은 결국 천주교에 대한 인지도 및 호감도 제고를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배곧성당의 사례를 접하며 공감이 많이 됐다. 동시에 ‘이전에 우리 교당들에서도 유사한 활동을 많이 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독자 중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배곧성당의 선교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교당도 많을 것이다.

올해 4월은 예외로 하고, 우리 교단에서는 매년 4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법 잔치, 은혜 잔치, 놀이잔치를 열어 원불교를 알리기 위한 활동들을 다채롭게 진행해 왔다. 4월에 진행되는 이러한 많은 행사들이 뜻깊고 필요한 행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4월에 진행되는 잔치에만 너무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연중 원불교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인적, 물적 자원을 분산 투입할 필요를 느낀다. 교화는 생각만으로는 결코 되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6월을 맞이해 대종사의 ‘위대한 꿈’ 성취를 위해 나는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2020년 6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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