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제 교도
남성제 교도

[원불교신문=남성제 교도] 나는 직업 특성상 많은 학생들을 접한다. 나이도 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 출신 지역도 대한민국 전역에 폭넓게 분포해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봤지만 성격과 인품이 똑같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접하는 모든 인연들을 살펴보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성격과 인품이 제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온화하고 밝은 기운이 풍기고, 어떤 사람은 차갑고 어두운 기운이 풍기고, 어떤 사람은 자기 일도 잘하면서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어떤 사람은 나태해 맡은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한다. 

대종사는 이러한 사람 사람의 차이를 특성(特性)이라는 단어로 설명하셨다. 『대종경』 교단품에서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접응하여 보면 대개 그 특성이 각각 다르나니, 특성이라 하는 것은 이 세상 허다한 법 가운데 자기가 특별히 이해하는 법이라든지, 오랫동안 견문에 익은 것이라든지, 혹은 자기의 의견으로 세워 놓은 법에 대한 특별한 관념이라든지, 또는 각각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별한 습성 등을 이르는 것”이라 했다. 특성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사물에만 있는 특수한 성질’이다. 따라서 사람의 특성이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고 그 사람에게만 있는 특수한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대종사 말씀대로 사람의 특성은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환경들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의 특성을 결정짓는 환경들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주변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가까이에서 자주 접하는 사람의 기운은 동화되기 쉽고, 행동이나 가치관도 물들기 쉽다. 나 스스로를 돌아봐도 현재의 나를 만들어 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부지런히 일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근면 성실을 배웠으며, 원불교에 입교하고 나서는 재가출가 스승들에게 정법에 대한 신심과 공부심을 배웠다.

세속의 친구들과 법연들로부터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지혜를 배웠다. 술을 많이 먹고 주변 인연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술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고, 신체나 언어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보면서 친절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처럼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나쁜 일은 나쁜 일대로 나에게 도움이 됐으며 그 과정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스승이었다. 

대종사는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할 일 가운데 큰 일이 둘이 있으니 그 하나는 정법의 스승을 만나서 성불하는 일이요, 그 둘은 대도를 성취한 후에 중생을 건지는 일이라, 이 두 가지 일이 모든 일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고 큰 일이 되나니라”라고 했다. 여러 종류의 스승 중에서 사람의 앞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스승은 정법의 스승이다.

다른 종류의 스승은 그 영향력에 시간과 크기의 제한이 있으나, 정법의 스승은 시간적으로는 몇십 년이나 한 생에 그치지 않고 영생의 앞길을 열어주며 크기로는 국한 없는 지혜와 복락을 얻도록 인도해준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도상 요법을 직접적으로 지도해 주기 때문에, 지도를 잘 따르면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생활의 변화도 얻을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재 나의 가치관과 생활관의 대부분은 정법의 스승님들을 만나고 이 법을 공부하면서 확립됐다. 바른 법과 스승님들을 만나서 다행스럽고 행복하다. 그러나 스승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면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가르침을 잘 실천하여 이 법통과 사업을 영원히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다.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육일대재를 보내면서 삼세 스승의 은혜를 돌아보고, 각자 각자가 일상의 신앙과 수행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가져 봤으면 한다.

 /춘천교당

[2020년 6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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