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윤 교무
현지윤 교무

[원불교신문=현지윤 교무]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환경의 변화는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에서 시작됐지만, 우리 삶에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한국 사회에서 학교의 의미는 무엇인가, 교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며, 교육이 어떻게 마음의 연대를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인가 등의 근본적이고 어려운 질문도 함께 던진다.

선생님들과 과목, 학년, 세대의 벽을 넘어 함께 고민을 나눈 것, 그 가운데 후배 교사가 선배 교사에게 에듀테크 기술을 가르치는 ‘역 멘토링(reverse mentoring)’도 경험했다. 혼자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고, 이로 인해 집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 지성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됐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라는 상투적인 문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교사의 배움과 성장 없이 학생들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하고 빠른 정보 전달 등 편리한 생활을 하는,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신인류를 뜻하는 말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전화기)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이들은 TV와 신문을 끊고 스마트폰을 미디어와 정보의 창구로 선택했고, 은행지점에 발길을 끊고 온라인 뱅킹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문명의 대전환으로 이어져 현재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편리하지만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중독을 염려했기에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했던 우리다. 불과 얼마 전까지.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요즘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수업을 듣고, 화상 토론하고, 구글링으로 자료를 찾아 과제를 제출한다. 교사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수업을 구글에 탑재하고, 과제를 채점하며, 상담도 한다. 서서히 변하던 학교, 코로나 19라는 재난은 혁명적 변화의 계기가 된다. 

‘포노 사피엔스’ 저자 최재붕 교수는 신인류인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디지털 플랫폼 같은 장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기술이라 한다. 개인의 선택이 시장을 결정하고 그 선택을 좌우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스펙보다 실력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인문, 철학, 예술, 역사, 문화 같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사야 성장할 수 있으니 마음의 표준을 따뜻한 포노 사피엔스로 바꾸라고 한다. 결론은 인간, 정답은 마음이다. 교과 지식 전달 기능 영역은 1타 강사 중심으로 입시업체 인터넷 강의가 장악했다. 학부모는 친구 관계, 인성, 창의력 계발을 학교에서 해 주길 원한다. 교사의 역할도 ‘티칭’에서 ‘코칭’으로 바꿔 지식 전달이 아닌 자기다운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끔 안내하라 한다.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는 본래 마음, 찾아서 잘 쓸 수 있게 안내해야지.

 /휘경여자중학교

[2020년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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