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길튼 교무
방길튼 교무

[원불교신문=방길튼 교무] ‘공도자 숭배의 강령’에서 “세계에서 공도자 숭배를 극진히 하면 세계를 위하는 공도자가, 국가에서 공도자 숭배를 극진히 하면 국가를 위하는 공도자가, 사회나 종교계에서 공도자 숭배를 극진히 하면 사회나 종교를 위하는 공도자가 많이 날 것”이므로, “우리는 세계나 국가나 사회나 교단을 위하여 공헌한 사람들을 그 공적에 따라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도리로써 숭배하자는 것”이며, “우리 각자도 그 공도 정신을 체받아서 공도를 위하여 활동하자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즉 ‘공도자 숭배’의 핵심은 공도헌신자이부사지(公道獻身者以父事之)와 공도 정신을 체받아서 공도에 헌신하는 것이다. 공도 정신은 지공무사한 일원상의 발현이다. 

일원상 자리는 원래 사사(私邪)가 붙을 수도 침범할 수도 없는 공변된 자리로, 마치 낙엽이 다 떨어진 겨울나무에 햇살이 찬란하게 비치는 풍광처럼, 마음당체는 그 일 그 일에 오롯해 사사가 끼어 들 여지가 없는 지공무사한 자리이다. 그러므로 공도를 나투기 위해서도, 공도헌신자를 부모와 같이 모시기 위해서도 원근친소에 끌림이 없는 지공무사한 일원상을 체받아야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소태산 대종사는 이공주를 제자로 삼고서 ‘문학박사’가 되겠다는 그녀의 소원을 ‘도덕박사’가 되라는 서원으로 키워준다. 도덕으로 일체생령을 위하는 공도헌신자가 되라는 것이다. 소태산은 이공주에게 “어서 성불하여 불우한 여성들을 맡아 가시오”, “한 입에 세계를 다 마셔버리고 항상 홀로 드러나 있는 물건이 존비귀천(尊卑貴賤)도 바라거나 싫어함이 없고, 생사에도 관계함이 없는 이것이 무슨 물건인지? …공주 답하기를 ‘미생전(未生前)입니다’ 하였으니 대답이 근원 있는 말이다. 생각해 보시오”라는 꿈속에서 주고받은 문답을 편지한다. 첫걸음부터 청정무애한 일원상 자리에 근원한 도덕으로 공도에 헌신하는 인물이 되라고 인도하신 것이다. 

소태산은 ‘공도자 숭배의 조목’으로, 첫째, 가정 사업과 공도 사업을 구분하여, 같은 사업이면 자타의 국한을 벗어난 공도 사업을 하라는 것이요, 둘째, 대중을 위하여 공도에 헌신한 사람은 그 노력한 공적에 따라 노쇠하면 봉양하고, 열반 후에는 상주가 되어 상장(喪葬)을 부담하며, 영상과 역사를 보관하여 길이 기념하라고 제시한다.

즉 ‘가정에 헌신하여 가정적으로 숭배함을 받는 것’과 ‘공도에 헌신하여 공중적으로 숭배함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 자각해 자타의 국한을 벗어난 일원상 자리에서 공도 사업에 헌신하라는 것이며, 공도헌신자를 자녀가 부모를 모시듯이 세계·국가·사회·교단에서 봉양하고 사후의 상장례를 부담하며 역사를 추모 존숭하는 공도자 숭배의 제도를 시행하라는 것이다. 

이는 원근친소에 끌리지 않는 일원상 자리에서 공도에 헌신하고 공도에 헌신한 공도자를 숭배하자는 것으로, 타인을 해해서라도 자기만 유익하게 하려는 마음을 돌려 자타 모두가 좋게 되는 공도 사업에 활동토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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