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글자와 단어를 풀이하면 ① 知:알지. 알다. 이해하다. 깨닫다. 알리다. 알게 하다. ② 恩:은혜 은. 은혜. 인정, 온정. 혜택. 사랑하다. 감사하게 여기다. (은혜를)베풀다. (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③ 報:갚을 보. 갚다. 알리다. 대답하다. ④ 知恩:1)은혜(恩惠)를 앎. 2)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의 은덕(恩德)을 앎. ⑤ 報恩:은혜를 갚음. 

여기에 한그루의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홀로 나서 홀로 클 수는 없다.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의 도움과 자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거목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물(物)을 키워내는 것은 기(氣), 또는 에너지(energy)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보면 어떠한 기운만 가졌다고 과연 살 수 있을까? 아닐 것만 같다.

그 이면에는 그 물물(物物)을 보존하여 살리는 인자(因子)가 있는 것만 같으니 이를 원불교에서는 “은(恩)”이라 말하고 있다. 이 은은 남을 도와주고 베풀어주는 온정(溫情)이 아니라 없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절대적인 은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이러한 은을 인생의 요도로 삼아 무량한 복을 갖출 수 있는 길의 가르침을 받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다시 말하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가 바로 은이라고 할 때 천지지기(天地之氣)와 부모지애(父母之愛)와 동포지조(同胞之助)와 법률지호(法律之護)가 없는데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요 언불성리(言不成理)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은혜를 어떻게 갚아갈 것인가. “일원사계잔(一源四溪潺)”이요 “일근사지열(一根四枝列)”이다. 즉 ‘한 근원에 네 시내로 흐름’이요 ‘한 뿌리에 네 가지로 벌려짐’이다. 이는 곧 “일원즉사은(一圓卽四恩)”이요 “사은즉일원(四恩卽一圓)”과 같은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원천의 물을 풍부하게 갖춰놓으면 네 시내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요, 한 나무의 뿌리를 튼실하게 가꾸면 가지는 자연 무성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원천과 뿌리가 되는 일원진리를 깨달아 사리간에 걸리고 막힌 바가 없을 때가 가장 큰 보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갈래나 가지가 되는 사은에 있어서 천지은의 갚음은 ‘응용무념의 도’와 부모은의 갚음은 ‘무자력자 보호’와 동포은의 갚음은 ‘자리이타의 도’와 법률은의 갚음은 ‘정의실현’을 실행하므로서 보은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송(頌)하기를
지은원리각(知恩圓理覺) 은혜를 앎은 둥근 진리를 깨달음
보혜활생정(報惠活生程) 은혜를 갚음은 생령을 살리는 길
근수계지사(根水溪枝四)  뿌리, 물, 시내, 가지로 넷이니
장류육계청(長流六界淸) 길이 흘러서 육도를 맑히리라.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20년 8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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