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덕 교무
이윤덕 교무

[원불교신문=이윤덕 교무] 인류와 일체 생령들이 몸을 의지하고 사는 지구가 아프다고 신음하다, 그 고통의 증상들을 숨기지 못하고 곳곳에서 울부짖음을 토해내고 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일들의 근원이 생각 없이 편리와 풍족함이란 욕심으로 사용해온 사람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들 한다.

태평양 한가운데 그린란드 크기만 한 쓰레기 섬이 떠 있고, 꿀벌들이 사라지고 메뚜기 떼가 창궐한다는 소식들에 이어,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동토의 시베리아가 38도에 이르는 폭염으로, 미국에서는 40도의 날씨가 하루 새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쌓였다 하고, 얼마 전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해 집중 호우가 온 산하를 할퀴고 간 것도, 가을 태풍이 잦은 것도 다 지구환경이 건강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들이다. 

필자가 16년 전 독일에 와서 경험한 겨울의 기억은 넉 달 정도의 기간에 햇빛을 4~5일 정도 보고, 35일 이상의 날을 눈 쓰는데 할애했는데 지난 겨울엔 단 한 번 눈을 치웠고 맑은 날은 흐린 날을 압도하고 있다.

여름 날씨도 30도를 넘는 날이 없었는데 지금은 40여 일이 넘게 30도를 넘는다. 그래서일까? 유럽 특히 독일인들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은 기후변화 즉 환경의 문제라 한다. 그리하여 독일은 탄소배출 억제를 위해 2011년 남 먼저 핵(원자력)발전소를 2022년까지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해 지금 시행 중이며, 2019년에는 2038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여 실천에 옮기고 있다. 대신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소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레겐스부르크교당도 2006년 태양광판 20개를 지붕에 설치해 지금껏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원불교는 환경친화적 종교다. 천지의 은혜와 금수초목 까지도 은혜로 밝혀준 동포의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은이란 알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것을 다 아울러 강조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구체적인 환경친화적인 교리를 가진 종교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더 나아가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는 법문을 통해 천지배은의 결과로, 우리가 만일 천지에 배은을 한다면 곧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니… 천지는 또한 공적하다 하더라도 우연히 돌아오는 고(苦)나 자기가 지어서 받는 고는 곧 천지 배은에서 받는 죄벌이라 예지해 놓았다.

필자가 중학교 시절 과학 교사가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가 화장지를 사용하게 된다면 나무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고등학교 시절 한 선생님은 앞으로 세계 사람들은 물도 사 먹는 시대가 올 것이고, 그때는 석유보다 물이 비쌀 것이라 할 때 모두들 웃던 생각이 난다.

사람은 살다보면 보다 더 편리함을 추구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국가, 세계 그리고 종교까지도 편리를 추구한다. 이 욕심이 인류가 사는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인과로 돌아오며 지구가 몸살을 넘어 중증의 한계에 있지는 않는가? 실생활에 부합되는 종교라 자부하는 원불교 그리고 자랑스런 우리 재가출가 공부인들은 “내 법은 앞으로 어느 시대 어느 주의에 들어가도 다 맞게 해놓았다, 그러나 법에 맞게 살아가되 권력에 아부하지는 말라” 라고 당부한 대종사의 가르침이 세상을 살리도록 천지보은, 사은에 대한 보은 실천행에 더 정성을 들이는 삶이 돼야 겠다. 

인류의 진급도 강급도 사람이 만들어 간다. 평화도 전쟁도 사람이 만들고, 환경의 변화도 사람의 행동에 따라 개선될 수도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마음으로 인도하는 것이 종교와 종교인들이 실천할 큰 보은행이다.

/레겐스부르크교당

[2020년 9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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