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윤 교무
현지윤 교무

[원불교신문=현지윤 교무] 누구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시대다.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을 말한다. 이러한 인물이 전달하는 정보를 기업이 활용해 홍보하는 것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한다. 관심이 명예가 되고 기회가 되며 돈이 되는 시대다. 어떻게 해야 관심을 받을까? 한 가지 방법은 자기 언어와 이야기를 갖는 것이다. 똑같은 걸 똑같이 말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다. 노(No) 관심이다. 

잘하지는 못해도 다른 걸 해야 살아남는 시대에 남과 똑같다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다. 그럼 자기 이야기는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을까? 출발은 질문이 아닐까. 질문을 가슴에 품고 이건가 저건가 열심히 생각하는 거다. 예를 들면, 공부란 무엇인가. 일이란 무엇인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평생 해본 적 없는 질문들은 고요한 나의 바다에 파도가 되고 때로 태풍도 된다. 만약 당신의 삶에 이야기가 없다 느낀다면 어쩌면 절실한 문제를 붙들고 충분히 씨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 씨름해 보라. 그 끝에서 유일무이한 나만의 이야기가 탄생할 것이다. 

더불어, 이런 물음은 어떤가. 마음이 부처라는데 무슨 뜻인가. 부모에게 몸을 받기 전 몸은 어떤 몸인가. 우주 만물에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는가, 없는가. 만법이 하나로 돌아갔다고 하니 하나, 그것은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깊고 높은 시선으로, 세상의 큰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을 담은 물음들. 

대종사, 의두(疑頭)는 대소유무(大小有無)의 이치와 시비 이해의 일이며 과거 불조의 화두(話頭)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간(事理間)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적당한 시간에 반드시 의두와 성리를 연마하라 했고, 의심을 풀어내는 공부는 모계포란(母鷄包卵)으로 어미 닭이 알을 품고 병아리를 깨는 것, 늘 일이나 이치에 물음을 잊지 않도록 기록하라고. 그렇다고 종일 그 생각만 할 것은 아니고, 맑은 정신에 잠깐 드는 것이 좋다 당부했다. 꾸준한 적공(積功)으로 천만번이고 계속해 밝아진 지혜도 다시 두들기고, 진리의 문을 두드리라고. 오랫동안 파도와 바람에 귀퉁이가 다 닳아서 동글동글 윤이 나는 바닷가의 몽돌처럼 마탁(磨琢) 하라고.

깊어진 물음은 자기 언어가 되고, 비로소 나만의 이야기가 된다. 스스로 삶을 돌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남들과 비교하느라 불안했던 과거의 나와 작별하고,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내가 된다. 삶이 된다. 삶의 해답은 물음으로부터 찾아지고, 질문의 수준이 삶의 수준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질문을 품고 있는가?

 /휘경여자중학교

[2020년 9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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