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보 교무
신은보 교무

[원불교신문=신은보 교무] 이번 11·3 미국 대선은 최고령 대통령, 여성 부통령 뿐만 아니라 최다득표 당선과 패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확정된 현재에도 많은 한국인들은 트럼프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현지의 음모론이 수십만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퍼지고 있으며, 선거에 대한 부정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상당수는 4·15 총선과 같은 부정선거 주장을 하면서 구독자를 늘렸던 사람들로 확인되고 있다. 단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단촉한 꼼수였다 하더라도 이에 흔들려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집단이 지향하는 옳은 판단과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어빙 제니스 교수는 집단이 고립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들의 집단에 대한 과도한 믿음, 그리고 타집단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내외부의 비판을 차단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집단사고(Groupthink)”라 하며 집단사고에 8가지 징후가 있음을 설명했다. 작은 사회와 닫힌 사회가 존재하는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집단사고이기도 하다. 위의 현상은 커뮤니티 웹사이트 게시판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가 틀렸을리 없어(잘못불가의 환상)’, ‘우리 님들은 훌륭하시니까(도덕성의 환상)’, ‘옆동네는 별 거 아냐(적에 대한 상동적인 태도)’, ‘여기서 그러면 안 되지(동조 압력)’, ‘괜히 나댔다가 박제돼서 매장된다(자체 검열)’, ‘왜 튀는데요?(만장일치의 환상)’, ‘저런 글이 올라와서는 안 돼요(자기보호, 집단초병)’ 등이 그것이다. 집단지성이라 불리우는 구성원이 자칫 집단사고에 매몰되어 있을 때 대중들은 옳은 판단과 가치에서 멀어지게 된다. 

대종사는 넓은사회와 열린사회를 지향했다. 집단사고의 병폐를 일찌기 예고했고 끊임없이 스스로 반조하며 묻고 배우기를 당부했다. 머리를 숙이고 배우는 것은 한때의 부끄러움이나 묻지 아니하고 모르는 것은 일생의 부끄러움이다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를 가두고 조직을 고립시키는 것의 실체를 마주하라 촉진했다. 가짜와 진짜, 거짓과 진실의 혼돈 속에 철저한 자기 검열과 주체적 판단이 가능한 길은 스스로 묻는 것에서 출발한다. 

“어찌하면 지식이 넓어지오리까.”
“그대가 나를 찾아와서 묻는 것이 곧 지식을 넓히는 법이요, 나는 그대를 대하여 그대의 말을 듣는 것이 또한 지식을 넓히는 법이라, 나는 무슨 일이든지 나 혼자 연구하여서만 아는 것이 아니요, 여러 사람을 응대할 때에 거기서 지식을 취하여 쓰노니, 그대를 대할 때에는 동학의 지식을 얻게 되고, 또 다른 교인을 대할 때에는 그 교의 지식을 얻게 되노라” (대종경 수행품 29장)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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