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윤 교무
현지윤 교무

[원불교신문=현지윤 교무] “그 홈페이지는 ‘바로 가기’링크가 되어 있어 편리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에서 링크(link)는 인터넷에서 지정하는 파일이나 문자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정해 놓은 것을 말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링크를 클릭하면 인터넷을 이리저리 헤매지 않고 원하는 것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도 교사가 미리 링크를 걸어두면, 학생들은 클릭 한 번으로 교사가 준비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링크는 연결이며 다양한 세상과 정보를 만나는 방법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종일 아테네 시내를 돌아다니며 누구에게나 질문을 던졌다. “덕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상대가 답을 하면 또 거기서 허점을 찾아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캐묻지 않는 삶은 아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하는 그가 특별히 괴롭혔던 이들은 소피스트들이었다. 이들은 귀족에게 수사법, 그러니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들이었는데 소크라테스의 질문에는 허둥대기 일쑤였다. 왜냐하면 진정한 대화의 힘은 말솜씨가 아닌 생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공자, 예수, 붓다에서부터 오늘날의 훌륭한 스승들까지 예외가 없다. 상대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데 대화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혼란한 마음의 문제를 푸는 데도 대화는 효과적이다. 프로이트는 신체적 이상이 전혀 없는데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정신분석이라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핵심은 대화를 통해 환자 내면의 억눌린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완벽주의적 열정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오페라 감독, 구스타프 말러. 성공의 정점에서 극심한 슬럼프를 겪는다. 딸의 돌연사, 건강 문제 등 불운이 연이어 닥쳤고 감독직도 사임하게 된다. 말러는 프로이트를 찾았고, 두 사람은 아름드리 가로수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눈다. 말러는 한쪽 다리를 저는 편치 않은 걸음 속에서도 많은 말들을 쏟아낸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잦은 폭행, 딸의 허망한 죽음, 예술가의 고독감 등. 그렇게 마음에 가두어두었던 죄책감, 질투, 망상을 꺼내 스스로 직시(直視)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그는 다시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다. 누구나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일상의 수다라도 마음을 털어놓으면 근본적 해결은 못하더라도 근심의 무게는 훨씬 줄어들던데. 혹 주변에 그런 대화 상대가 없다고 낙담하고 있다면….

우리 스승, 링크를 걸어뒀다. 교전(敎典). 진리 세계와 연결되고. 내면의 나와 만날 수 있으며 신앙과 수행의 바른길을 갈 수 있다. 그러니 헤매지 말고 대종사와 대화하자. 진실하게 자주 그리고 깊이 있게. 

그리고 기억하자. 우리 스승은 늘 작은 나를 큰 나에 링크하라 했다. 

/휘경여자중학교

[2020년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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