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마음공부 하면서 참 힘든 것 중 하나가 했다는 상이 없이 무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7부 신조에 나오는 마지막 성가가 무상의 노래인가 싶기도 하다. 상 없는 공부를 끊임이 없이 하겠다고 마음에 굳게 믿고 지키리라는 다짐의 약속을 78장 ‘공부와 사업 중에’를 통해서 되짚어 보면 좋겠다. 상 없는 공부와 일들로 쌓인 공덕과 진리세계에서의 가치를 성가 속에서 찾아보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별심을 알아차리고 공부의 기회로 진급의 재료로 살려보자. 정말 어려운 상을 없애는 공부에 대한 노래임에도 무겁지 않다. 어쩌면 성가의 느낌은 상을 내려놓았을 때의 그 가벼운 마음, 기쁘고 즐거운 마음에서 상 없는 공부를 하자고 노래하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마음의 상이 공부와 사업의 가장 큰 고비임을 먼저 믿어야겠다. 상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믿는 마음에서, 나를 놓고 해탈과 피안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됨을 노래하자. 

선행을 베풀고 혹여나 인사를 듣지 못함에 서운했던 일들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마음공부를 통해 얻는 마음의 자유를 노래하는 마음이면 좋겠다. 성가를 부르면서 노래를 잘하고 못하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가사에 담겨있는 진리의 말씀을 통해 정화와 진급의 기회로 삼는 것도 무상의 공부일 것이다. 이렇게 공부하고 수양해서 법을 얻고도, 그 법마저도 놓겠다는 다짐을 부르고 또 불러보자. 마음공부를 뭐든 잘하겠다는, 칭찬받고 인정받겠다는 욕심으로 채우고 있지는 않은지 각자의 마음을 살펴보자.

성가를 부르면서 소리에 대한 욕심이 아닌 소태산 대종사가 밝혀주신 진리를 배우는 기쁜 마음으로 채워보자. 그리고 남이 알아주나 몰라주나 마음이 한가로운 경지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보자. 진리는 보고 듣고 알고 있으리라는 확신을 노래할 수 있어야겠다. 이러한 마음으로 무상의 노래를 부르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다 보면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원망심이 이 상에 끌린 마음에서부터 비롯됐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12월 0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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