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오 교무
강신오 교무

[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지난 2019년 12월 이후,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의 새건물 주법홀에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곳곳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지만, 특히 대법당은 출입구 세 곳에서 모두 천지인 삼재와 불법승 삼보가 만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대법당 자리에는 두 개의 큰 기둥이 있다. 문제는 이 기둥이 법당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일원상을 가린다는 데 있다. 2층 무게를 받치는 메인 칼럼이라 함부로 자를 수도 없을 뿐더러, 까다로운 시공 때문에 공사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대로 두어서는 법당의 활용가치가 떨어지기에, 많은 회의와 조사 끝에 두 기둥을 자르기로 했다. 

기둥을 대체할 보 역할을 하는 빔이 들어온다고 했는데, 기둥보다 더 크고 두꺼운 빔이 들어왔다. 개수도 두 개가 아니고 네 개다. 리모델링 총책임을 맡고 있는 김영빈 교무에게 이유를 물었다. 기둥은 수직으로 설치하여 상부의 하중을 받아 지면으로 전하는 중요한 구조물인데, 이런 기둥이 하나가 빠지면 하중을 분산해서 지지해야 하므로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이 때 하중을 분산 지지할 곳의 거리도 중요한데, 기존에 있던 기둥보다 더 많은 무게와 힘이 필요해 저렇게 기둥보다 몇 배는 더 크고 두꺼운 빔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두 가지 힘이 필요하다. 하나는 자력이고 다른 하나는 타력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자력이 없으면 그 없는 자력의 몇 배가 되는 타력이 필요하다. 법당을 튼튼하게 받치는 기둥이 없으면, 몇 배의 공력을 들여 빔을 설치해 유지하는 것과 같다. 

‘자력양성’에서 자력은 자기의 능력과 힘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사람으로서 가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대종사는 자력이 없는 어린이나 노인, 혹은 병이 들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자력을 ‘공부삼아 양성하라’고 했다. 대산종사는 이를 세 방면의 자력, 즉 정신의 자주력, 육신의 자활력, 경제의 자립력으로 밝혔다. 

일원상은 자력생활이다. 숨 들이마시면 스스로 내쉬듯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어디에도 착된 바가 없기에 어디를 당하나 은혜이다. 그러나 ‘나’라는 것이 있는 우리는 육근을 사용할 때, 깨어있지 않으면 습관대로 살기 쉽고, 편안한 것, 좋아하는 것과 보이는 것들에 착되기 쉽다. 일원상을 잃어버린 삶이다. 그래서 대종사는 자력을 ‘공부 삼아 양성하라’고 했다. 육근을 동작할 때, 깨어서 멈추고 일원상을 드러내면 그대로가 자력양성이다.

마지막 빔이 올라간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제 저 빔들이 사은과 같이 보인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께서 튼튼한 저 네 개의 빔처럼 하감하고 응감해 줄 이 도량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법당에도 본래 자력과 타력이 구족한 일원상이 환하게 빛나기를 기도해본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2021년 1월 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