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도 교무
권정도 교무

[원불교신문=권정도 교무] 『정산종사법어』 법훈편 65장에서는 “원은 큰 데에 두고, 공은 작은 데부터 쌓으며, 대우는 괘념치 말고 공덕 짓기에만 힘을 쓰면 큰 공과 큰 대우가 돌아 오나니라”라고 했다.

필자는 평소 학생들에게 “꿈은 두 날개로 난다”고 말하곤 한다. 사람들에게 장래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통령이나 변호사, 의사, 교무와 같이 특정한 직업을 말하곤 한다. 다만 왜 대통령이나 의사, 교무가 되고 싶은지, 그 직업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렇게 아무런 목적이나 이유가 없이 그저 막연하게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간에 꿈이 계속 바뀌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어버리고 만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나는 슈퍼히어로가 돼서 지구를 구할 거야’라거나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이렇게 막연한 이상만 가지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지 못하면 몽상가가 되고 만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사람이 우주에 나간다는 것은 상상으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면서 이상을 실현하는 길을 개척하며 걸어왔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눈은 화성, 그리고 더 먼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을 상상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하나씩 이뤄 갈 것이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중요하지만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혁신이야말로 세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상상력과 통찰력을 지녔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실력과 행동이 겸비되지 않는다면 그림책 속의 동화처럼 이야기로만 남고 말 것이다.

정산종사는 원은 큰 데에 두고 공은 작은 데부터 쌓으라고 했다. 창생을 제도하겠다는 큰 서원을 세우고, 지금 자신이 처한 그곳에서 작은 일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으로 실력과 공덕을 쌓아가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실력과 공덕을 쌓고 있을까? 만약 오늘의 삶이 눈앞의 일에만 매몰되어 있었다면 눈을 들어 자신의 큰 원력을 살펴보자. 또 허황된 망상에 빠져서 별다른 성과 없이 오늘 하루를 보냈다면, 내일은 진지하게 고개를 숙이고 하루, 한 달, 일 년의 계획과 목표를 세워 자신의 실력과 공덕을 묵묵히 쌓아가 보자.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현실을 원망하기 전에 부족한 자신의 실력을 탓하고, 기회가 왔을 때 실력과 공덕 없는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해야 한다. 두 날개를 갖추지 못한 비행기는 절대 하늘을 품을 수 없다.

/영산선학대학교

[2021년 3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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