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하루의 시작을 아침기도의 노래와 함께하고, 마무리를 저녁기도의 노래로 마감하는 일과를 생각하면서 93장 저녁기도의 노래를 시작해 보자. 거룩한 일과 은혜로운 일이 매일같이 일상에서 시작과 맺음의 순간에 함께 한다면 어떨까를 상상해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생기는 것 같다. 나를 수호하고 깨달음의 길로 인도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고, 은혜로 가득하게 만드는 일들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생겨나고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돌아보는 순간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었다면 그처럼 보람되는 삶, 행복한 삶이 또 있을까 싶다. 이런 마음들을 떠올려서 저녁기도의 노래를 불러보자.

부처와 같은 마음길을 누구보다 부지런히 걸어온 하루, 나와 만난 모든 인연들을 미소짓게 한 하루, 나를 통해 세상이 조금 더 맑아지고 좋아진 듯한 기분이 든 하루가 됐기를 저녁기도의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보고 서원해 보자. 이러한 공붓길, 마음 수행길로 하루를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스승님의 가르침에 감사하는 마음도 성가를 부르면서 떠올려야겠다. 하루 중에서 시작과 맺음 순간이 기도로서 되어지고 기도의 노래를 부르는 그때가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고 보람 있는 때가 될 수 있도록 염원해보자.

은혜 속에 하루를 보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원불교인의 하루, 하루가 세상을 광대무량한 낙원세계로 만드는 씨앗이 되고, 원동력이 됨을 마음에 새겨보자. 큰 소리로 은혜를 외치고 높은 곳에서의 감사가 아닌, 작지만 정성스러운 음성으로 노래하자. 낮은 소리로 부르는 ‘감사합니다’가 가슴에서 울리도록, 말하듯이 기도의 노래를 읊조리는 것도 좋겠다. 거룩한 서원의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공부인이 은혜로운 하루를 살고 맺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 되듯, 서원으로 시작한 하루는 은혜로운 저녁을 맞이하는 일의 절반임을, 날마다 저녁시간에 저녁기도의 노래로 다짐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서원을 감사로서 기도해 보자. 오늘은 꼭 저녁기도의 노래를 간절히 불러보자.

/영산선학대학교

[2021년 4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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