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코로나로 인한 집콕 문화가 생겨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했다. 달고나 커피 만들어 먹기, 홈트하기(집에서 하는 운동), 인테리어 바꾸기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는 악기 연주하기도 있는데 가장 손쉽게 배워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바로 칼림바이다. 

칼림바는 네모난 작은 나무 상자에 쇠로 된 음판이 달린 악기로 아프리카에서 유래된 체명 악기이자 유율 타악기이다. 체명 악기는 악기의 몸체를 울려 소리를 내는 것이고, 유율 타악기는 음정이 있는 타악기를 말한다. 즉 북처럼 음정이 없는 타악기는 무율 타악기이고 비브라폰이나 마림바처럼 음정이 있는 악기는 음정(율)이 있다고 하여 유율 타악기라고 한다. 칼림바는 가운데 가장 긴 음판이 있고 양쪽으로 점점 짧아지는 음판이 배열돼 있는데 짧아질수록 높은 소리가 난다. 칼림바 전용 악보에는 음표 아래에 숫자가 적혀있고 악기에도 각 음판에 숫자가 적혀있어 악보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도 숫자를 보고 얼마든지 연주가 가능하다. 

연주방법은 쇠로 된 음판을 엄지손톱으로 튕기고 그 진동을 악기의 몸체가 울리도록 한다. 음색은 오르골과 비슷해 울림이 아름답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게 한다. 가격도 몇 만 원대로 저렴해 구입이 쉽고 조금만 능숙해지면 화음을 연주하거나 반주를 동시에 하면서 연주할 수 있어 확장의 범위가 넓다. 

이렇듯 장점이 많아 칼림바는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많은 학교의 음악수업에 활용되고 있다. 가창을 기본으로 하고 부는 악기를 주로 했던 음악수업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칼림바는 고민 속에 있던 많은 음악 선생님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돼 주었다. 학생들이 익숙한 노래를 쉽게 연주할 수 있고 조금만 능숙해지면 합주도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처음에는 숫자를 보고 연주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악보에 익숙해져 음표를 보고 연주할 수도 있다. 그러니 악보를 읽도록 하는 음악 이론 수업까지 가능하다. 거기다 음판의 길이를 보며 악기의 원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악기론 수업도 가능하다. 거의 모든 악기가 길이가 길면 낮은 소리, 길이가 짧으면 높은 소리가 난다. 이런 원리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칼림바 연주의 반주를 칼림바로 할 수도 있지만 기타보다 음량이 작은 우쿨렐레로 해도 잘 어울린다. 피아노는 음량이 커 악곡을 익히는 연습 과정에서는 유용하나 연주과정에서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마림바를 준비했다. 마림바는 나무 건반이 피아노의 건반처럼 배열되어 있고 건반 아래에 공명통이 붙어있어 소리를 울리게 하는 유율 타악기이다. 소리가 동동거리듯 귀여워서 학생들이 좋아한다. 칼림바와 마림바를 함께 연주해 ‘림바림바’라 이름 붙이고 학생들의 칼림바 연주에 마림바로 반주를 해주니 음색이 꽤나 잘 어울렸다. 

수업이 끝난 후 칼림바와 어울리는 반주 악기 선호도 조사를 해보았는데 마림바가 1등을 했다. 칼림바 연주를 하고 소감을 받으니 학생들이 “소리가 귀여워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등의 소감을 남겨 줬다. 칼림바 연주는 우리의 하루에 작은 힐링 포인트가 돼 줄 수 있을 듯하다. 간단하게나마 음악을 즐기는 삶을 칼림바와 함께 해보길 추천한다.

/강북교당

[2021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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