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원불교는 불법에 기반, 유불선 삼교회통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불법은 무상대도이며 원융무애하기 때문이다. 불법이 중국에 유입될 때부터 도교 및 유교와의 습합이 시작되었다. 황로(黃老, 법가와 도가의 종조인 전설적인 황제와 무위자연을 설한 노자)의 가르침을 신봉하는 황로학에서는 석존을 사당에 신으로 모시고 숭배하며, 청정무위와 치술로 불교를 이해했다. 이어 현학(玄學)의 무(無)에 공(空)을 빗대어 이해하는 격의불교(格義佛敎) 시대를 열었다. 도교인들은 『노자화호경(老子化胡經)』으로 노자가 부처임을 입증하고자 했다. 불교는 『이혹론(理惑論)』으로 불교의 우월성에 기반, 삼교융합을 주장한다.  

삼교융합 과정에는 다양한 주제가 핵심이 되었다. 출가와 효의 문제, 사후 영혼의 존속 문제, 선악길흉이 천명인가 인과응보인가의 문제, 사문은 왕에게 예를 올려야만 하는가라는 문제 등. 논쟁들을 거치면서 불유, 불도, 유불도 일치 혹은 회통의 전통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6세기 말 불교 입장에서 이사겸(李士謙)의 삼교정립설, 유교 입장에서 왕통(王通)의 삼교융합설이 있다. 송나라 때는 “불도로써 수심하고, 도교로써 양생하며, 유도로써 치세한다”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12~13세기 금나라에서는 이순보(李純甫)가 『명도집설(鳴道集說)』에서 화엄, 능엄, 원각 등의 가르침으로 삼교조화설을 논한다. 그는 성인의 도는 일치하며, 그 도를 닦아 성(性)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가르침의 근본이 같다고 한다. 14세기 명나라 도종의(陶宗儀)는 『삼교일원도(三敎一源圖)』에서 유가의 이성명(理·性·命), 불교의 정혜계, 도교의 정기신(精·氣·神)이 상통하는 삼교귀일을 주장했다. 

이후 감산덕청(憨山德清)은 선과 화엄에 바탕해 여러 종파, 나아가 삼교일치를 주장한다. 『삼교원류이동론(三敎源流異同論)』에서 공자는 인승(人乘)의 성자, 노자는 천승(天乘)의 성자, 부처는 5승(인승·천승·성문·연각·보살승)의 범성(凡聖)을 초월한다고 한다. 자비·인·무위가 다 삼교일미(三敎一味)이며 삼신일체라고 한다.

한반도에서도 9세기 신라의 최치원이 이 땅의 현묘한 도인 풍류를 기반으로 삼교를 포섭하고 있다. 이후 김시습은 기론(氣論)을 기반으로 삼교가 원융상즉한다고 한다. 16세기 서산대사는 삼가귀감(三家龜鑑, 유불교 각각의 귀감)으로 삼교회통론을 설한다. 원불교의 교법이 삼교와 회통하는 것, 나아가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 활용한다는 ‘교법의 총설’의 사상은 이러한 동양의 삼교회통론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법신불의 세계에서는 지구상 어떤 성현의 가르침도 통하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상징인 일원상은 시공을 관통하여 세계 모든 이념, 사상, 철학을 포용하여 하나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광대학교

[2021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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