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한국불교는 원불교 태동의 요람이다. 불법으로 완전무결한 회상을 이루겠다는 포부가 이 한반도에서 이뤄졌다. 

원불교는 이 땅의 민중들이 만든 종교다. 역사, 문화, 사상, 예술, 종교 등 한반도의 비옥한 정신세계가 원불교를 창조해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원효(元曉)는 일심(一心)과 화쟁(和諍)으로 경전이나 종파의 다툼을 하나로 회통시키고자 했다. 핵심 사상은 『대승기신론』에 근거하고 있다. 일심·이문·삼대(一心二門三大), 즉 한 마음, 진여문과 생멸문, 체상용의 진리 구조로 만유를 설명한다. 

일심은 우주의 본원과 일체의 현상을 포섭한다. 일원상 진리에서 말하는 “우주 만유의 본원이며, 제불 제성의 심인이며, 일체 중생의 본성”은 이를 말한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에서 “일체의 제법은 오직 일심일 따름이요, 일체의 중생은 다만 하나의 본각일 따름이다”라고 한다. 육도사생, 삼라만상이 일심에서 나온다. 그는 “일각(一覺)이 곧 법신이다. 법신이란 중생의 본각이다. 한 중생도 법신 밖에 나가 있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마음에 법신이 모셔져 있으며, 우리를 늘 지켜주고 있다. 

이문은 진여문과 생멸문이다. 전자는 불성, 하나님, 근원이다. 후자는 인연 따라 나타나는 중생의 마음이다. 일심은 이 양자를 다 포용한다. 일심에서 모든 존재는 평등하고 무차별하다. 진여와 생멸이 다름없다. 원래는 연기를 중심으로 하는 제법성공(諸法性空)의 중관론(中觀論)과 청정한 마음의 본체를 중심으로 식을 떠나서는 어떤 실재도 없다는 유식론(唯識論)의 대립을 화합시키고자 했다. 

공의 절대성과 식의 생멸현상이 다 일심에서 나온다. 이 일심 속에서 성과 속, 선과 교, 불법승 삼보, 유불선, 모든 종교의 교지도 다 통한다. 이를 계승해 의천(義天)의 교관겸수(敎觀兼修), 지눌(知訥)의 조계선과 화엄교의 선교일치, 기화(己和)의 유불일치, 휴정(休淨)의 유불도일치 등이 전개되었다. 

삼대는 모든 것의 근본이자 전체를 포괄하는 체(體), 무한한 공덕을 갖춘 절대자의 양상인 상(相), 인과를 통해 모든 활동을 하는 용(用)이다. 이를 공, 연기, 보살도라고 하기도 한다. 일원상의 진리는 바로 이것을 말한다. 진공, 공적영지(空寂靈知)의 광명, 묘유의 조화가 바로 이 체상용 삼대에 해당한다. 

상대(相大)는 『대승기신론』에서는 큰 지혜이자 광명으로 모든 대상계를 두루 비추어주고 모든 것을 참되게 알게 해주는 힘이라고 한다. 절대와 상대, 진공과 묘유를 소통시키는 힘이다. 이 무한덕상의 힘이야말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안의 무한한 대자대비의 원천도 이 덕상에 의거한다. 이를 회복해 가는 것이 곧 신앙이자 수행이다.

/원광대학교

[2021년 6월 1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