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1년 동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변화를 확인하고자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 발생 이후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은 청소년들 중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감정이 일상화됐고,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자해 및 자살 충동을 경험하던 고위기 청소년들의 어려움은 코로나 발생 이후 더 심해져 상담센터를 찾는 경우 많아졌다고 한다.

호소하는 문제들의 주요 내용으로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과 외부활동 제한 및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외로움, 코로나19 장기화의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이 많았다.

청소년기는 다양한 심리정서행동 문제에 취약한 시기로 성인에 비해 사건 사고 및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재난의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일상화시켰고,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위기나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이란 스트레스나 도전적 상황,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힘으로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청소년이라고 해서 부정적 감정 경험이나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려운 상황이나 부정적 감정을 경험해도 실망, 절망, 원망 등으로 대처하지 않고 잘 될 것이라는 믿음과 용기를 잃지 않는다.

회복탄력성은 용수철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들기도 하며, 고정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면 회복탄력성은 위축된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회복탄력성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기쁨, 즐거움, 행복과 같은 긍정적 감정과 슬픔, 화, 짜증과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나뉜다. 

부정적 감정은 좋지 않은 감정으로 여겨 감정 경험을 회피하거나 표현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이며 때론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평상시 화가 났을 때, 슬픈 일을 경험했을 때 참으려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건강하게 표현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 음식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게 되면 배탈이 나는 것처럼, 감정도 쌓이게 되면 탈이 나기에제때 배출되는 것이 좋다.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건강하게 표현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받는 게 필요하다. 무언가 행동이 일어났을 때 부모가 그 행동으로 자녀에게 반응하기보다는 그 행동으로 인한 자녀의 감정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가 다쳤거나, 친구와 싸운 일이 있다면, 왜 그랬는지를 물어보기 전에 “많이 아프겠구나” 또는 “힘들었겠구나”라는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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