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지난달 글에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교실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의자를 던지며 화를 내는 아이, 핸드폰 게임을 그만하라는 부모의 잔소리에 핸드폰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하는 아이, 친구와 게임을 하다 지게 되자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 등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 또는 타인을 헤치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일어나는 일들로 청소년 상담 중에 자주 만나게 되는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받거나 수용 받지 못하고 성장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며 일어나는 일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아이가 친구 관계, 학교생활, 학업 등에 큰 어려움 없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업이나 일상생활을 잘해 나가는데, 가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언가 되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하고 심하게 화를 내며 물건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한다”며 자녀의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평상시에는 자기 행동을 잘 조절하는데 화가 나면 조절이 되지 않고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고 했다. 

이 청소년의 경우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어렸을 때 화가 나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수용 받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표현했을 때 관심을 받게 되자 과격한 방법으로 화를 표현하게 됐을 수 있다.

화가 나는 상황이 되면 화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이 얼굴표정, 행동, 언어로 표현되거나 반대로 표현하기보다 화를 참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속상한 일이 있어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동생과 싸운 후에는 혼자 방에 들어가서 울먹이고, 때론 동생들 때문에 화가 나도 참고만 있다. 일찍 철이 든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이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아 고민인 부모의 이야기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면 눈물로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면 웃음으로 감정이 표현된다. 웃음은 누구나 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여기지만, 눈물은 그렇지 않고 멈춰야 하는 표현방법으로 여긴다. 자녀가 눈물을 흘리면 부모는 눈물을 그만 흘리라고 하며 아이의 눈물을 멈추게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레 눈물은 보이지 말아야 하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슬프거나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에게는 스스로 그 감정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과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 사례의 아이처럼 울음으로 감정을 해결할 수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시간을 충분히 주어 스스로 감정을 추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공격적인 행동과 같은 외현화 문제와 우울 등의 내면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감정조절력의 부족으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로 자기개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청소년기 건강한 자아 형성 및 자존감 향상, 사회성 향상을 위해서 자신의 감정과 잘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과 잘 만나 감정, 생각, 행동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과 잘 만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달에 이어 간다.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1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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