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감정조절이 잘 되는 청소년들은 스트레스 및 위기상황의 대처 능력과 또래 관계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있으며 심리적 면역력이 강하다. 

감정과 잘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감정과 친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양한 감정의 이름을 나열한 후 평소 느껴 보았던 감정을 체크 해 보자. 체크한 감정을 유발한 상황이나 장면을 이야기해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그 감정들을 느끼는지 알아보자. 

부모 자녀가 함께 감정을 체크 해 보고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아이들이 감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상황에서는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같은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양한 감정에 대해 알아본 후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름을 붙여보거나 감정일기 쓰기를 통해 하루 동안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록해보는 것이 좋다. 하루 동안 느끼는 감정과 그 감정을 유발한 상황이나 장면, 감정의 주관적 강도(1~10점)를 기록하는데 일주일 정도만 기록해도 평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자기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또 자녀와 대화할 때, 자녀가 경험한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아이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왜”라는 말 대신 “무엇”과 “어떻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기분을 잘 모를 때는 “기분이 어때”라고 묻거나, “왜 화가 나는데?”라는 말 대신 “화가 많이 나는구나, 무슨 일이 있어서 화가 많이 났을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왜?”라는 질문은 인지적인 사고를 요하는 질문으로 지적 호기심에 대해 알아갈 때 사용하는 질문이며 감정적인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못하다.

평상시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연습이 된 청소년들은 친구나 가족의 감정도 잘 읽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공감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공감능력이 부족해 관계 형성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많이 있다. 공감능력이 발달한 청소년들은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없으며 관계를 잘 유지한다.

감정을 잘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은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잘 공감해 주는 것이다. 자녀가 느끼는 감정을 존중하고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모두 공감해 주는 것이 좋다. 공감공식은 “(상황)해서 (감정)구나! 많이 (감정)했겠네”이다. 청소년들은 자기감정을 알아차려 주고 공감해주면 자기편이 됐다고 생각하고 더 솔직해진다. 

감정을 공감해 준 후에는 그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필수다. 어떻게 하면 감정이 좀 나아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방법이 나 또는 타인을 해치지 않는 건강한 방법인지를 생각해 보게 해야 한다. 

처음에는 감정이 많이 격해져 있어 건강한 표현방법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내 감정을 공감해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격한 감정이 조금 안정이 되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이 과정이 혼자서는 힘들지만 누군가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까지 잘 이어지는 것이 나의 감정과 잘 만나는 것이다.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1년 9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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