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선 교무
홍대선 교무

[원불교신문=홍대선 교무] 담당하는 학생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자가격리를 하게 됐다. 자가격리 기간인 15일간 집 밖으로 나오면 안 되고 집안의 동거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후 관련 기관에서 전화가 걸려 오고 격리 기간에 필요한 안내문과 물품을 집 앞에 두고 간다. 소식 접한 지인들은 걱정 또는 안부의 연락을 해온다. 뜻하지 않은 격리로 종일 창밖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낸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정해진 작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답답하기도 하다.

불교의 고승인 성철스님은 눕지 않고 정진하는 ‘장좌불와’와 철조망을 치고 10년 동안 문밖을 나서지 않은 ‘동구불출’의 일화가 떠오르는 분이다. 우리가 삶에 불법을 담을 때 성철스님과 같은 자신의 계(戒)를 뛰어넘는 장좌불와 동구불출과 단절된 수행은 아니더라도 그 정신에서 떠난 삶을 살면 안 된다. 장좌불와와 동구불출은 한 명의 인간이 오욕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철저하게 격리(隔離)하여 한 생각, 한 행동이 늘 자기의 집(本性)에 머물게 하기 위한 대 적공의 노력이었고 훈련으로 기억하고 알아야 한다.

하지만 소태산 대종사는 적공하는 가운데 삶과 현실이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들에게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의 가르침을 줬기에 이를 적공의 표준으로 삼고 공부해야 한다. 공부인은 경전과 말씀만을 통해 얻으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터전에 묻어 있는 깨우침(萬緣是佛)을 얻기 위해 적공해야 하고, 글자로 된 법문에 대한 배움에서 벗어나 진리에 대한 깨우침이 자기의 삶에서 정도를 지키는가를 반조(返定照道)하는 적공에 힘써야 한다.

이런 노력은 결과적으로 소태산 대종사가 말씀하신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의 가르침과 성철스님의 ‘장좌불와 동구불출’의 정신이 내 삶에 바르게 옮겨져 타의로 하는 자가격리로 삶의 불편함을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는 자가격리가 돼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삶을 영유해 갈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훈산학원교당

[2021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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