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3대 제2회 결산과 제3회 설계

[원불교신문=김지법 교무] 교정원은 교단 제3대 제3회 설계보고서에 따라 1기(97~99)와 2기(100~102)에 이어 3기(103~105) 평가를 시행했다. 이 평가는 교단의 설계에 따른 성과를 점검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올해 6월에 교정원은 제3기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원회(위원장 남궁문 교수)는 재가위원 4명, 출가위원 5명으로 구성돼, 재가와 출가의 균형 있는 시각을 반영했다. 7월부터 평가위원회는 교정원 각 부서에 자체평가를 요청했고, 8월까지 그 결과를 수합했다. 이러한 부서별 자체평가를 근거로, 평가위원회는 3회에 걸친 평가회의를 통해 제3기의 성과를 분석했다. 10월에 평가위원회는 마지막 회의를 통해 『교단 제3대 제3회 종합계획 평가보고서(3기:원기103~105년)』를 최종확정했고, 11월 초에 진행될 출가교화단 총단회, 중앙교의회, 정기수위단회에 차례로 보고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표1에 있다.
 


평가결과에 대한 등급 분포로부터 알 수 있는 점은 전체적으로 ‘목표 달성 다소 미흡’이지만, 구체적 실천과제의 측면에서 ‘목표 달성’과 ‘목표 달성 악화’ 또는 ‘사업 폐기’의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낮은 평가를 받은 원인은 설계의 문제이거나 실행의 문제에 있다. 만약 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교단이 설계에 따라 충실히 실행해도 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편 실행에 문제가 있다면, 설계를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그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평가는 설계와 실행 두 가지를 동시에 살펴볼 때 정확해진다.


설계와 실행, 그리고 평가는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세 과정은 순환하여 상호 영향을 준다. 제3기 평가를 분석하면서, 설계·실행·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검토한다.

 

평가의 문제점
첫째, 정성평가로 인한 객관적 분석의 부재이다. 현 평가는 교정원 부서별 자체평가에 근거한 평가위원회의 분석이다. 이는 부서의 자체적 평가에 있어서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한다. ① 주관적 평가에 따른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지 않는다. ② 실행의 여부가 아닌 성과에 대한 객관적 지표가 드러나지 않는다.
둘째, 피드백 시스템의 부재이다. 평가의 결과는 설계와 실행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 평가보고를 통해서는 이러한 피드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① 성과에 따른 상벌의 부재 ② 예산 집행을 반영한 평가의 부재 ③ 평가 주체의 책임과 권한의 부재 ④ 설계 수정 제안의 부재 등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대안은 없을까. 첫째, 별도의 평가 기관이 필요하다. 이는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평가를 위한 선결조건이다. 둘째, 교단 구성원의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신상필벌이 필요하다. 셋째, 평가의 결과에 대한 설계의 공식적 수정을 논의해야 한다. 이는 교정원뿐만 아니라 수위단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토의하고 의결할 사항이다.


실행의 문제점
첫째,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 정책은 인물에 따라 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인사에 따라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진다면 설계의 목적은 상실된다.
둘째, 교화 현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정원, 그리고 교정원 내의 각 부서별 소통과 공유가 부족하다. 정책은 조직 전체가 하나의 방향을 향할 때 성공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에서 소통과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업은 실패한다.
셋째, ‘노력’이 아닌 ‘성과’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없는 일은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설계에 따라 실행해보고 그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원인을 분석해 효율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설계의 문제점
첫째, 급변하는 상황 변화에 대처 하지 못한다. 교단의 설계는 제3대 설계로부터 본격화되는데, 당시 설계의 기한은 제3대 전체인 36년이었다. 12년 후 제3대 제2회 설계가 나왔으며, 다시 12년 후 제3회 설계가 나왔다. 현 평가는 제3회 설계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12년 단위의 설계가 설계 당시의 교단 내·외부의 환경을 반영하지만, 그 이후의 변화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앞에서 살펴본 ‘설계의 수정’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계는 실행과 평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때, 조직의 목표 달성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 단위의 단축도 고려할 수 있다. 교단 창립한도에 근거해 시행된 교단의 역사 역시 의미가 크지만, 교단의 목표를 달성하는 설계의 측면에서 시행 기간이 적절한지는 검토될 필요가 있다.
둘째,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교단의 인적·물적 역량은 제한적이다. 모든 부문에 교단의 역량을 투입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교단에서 설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3대 설계를 보면, 교화와 행정 두 부문으로 나뉨을 알 수 있다. 행정은 현장 교화의 지원 역할이다. 교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 변화에 대한 역량 집중과 이를 지원하는 행정의 효율성을 필요로 한다. 이와 관련된 교단 역량의 선택과 집중은 필연적 과제이다.

교단 제3대를 마무리하고 제4대를 나아가는 지금, 지나온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대종사의 정신과 심법이 살아숨쉬는 미래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둠은 더욱 찬란한 빛을 드러내기에 소중하다.

김지법 교무
김지법 교무

/3대결산총회준비위원회

[2021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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