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교도]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 사이의 싸움은 폭력이라는 단어로 이야기되며, 하나의 사건이 된다.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의 자살 사고, 피해 청소년이 다시 가해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가해 청소년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 등은 언론에서 자주 접하는 청소년 폭력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의 심리적 회복을 위해, 가해 청소년의 재범방지 및 선도를 위해 가·피해 청소년들을 상담하게 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신체 폭력, 따돌림, 언어 폭력 그리고 사이버 폭력, 성폭력 등 다양하다.

SNS를 통해 일어나는 따돌림, 모욕 등 사이버 폭력은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따돌림은 초등학교 고학년 연령의 시기부터 시작되며 여자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주 일어난다. 따돌림이나 왕따를 주도적으로 행한 청소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따돌림과 왕따의 이유라고 한다. 자신과 ‘다르다’라는 것을 ‘틀리다’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시작된 일들이다.

남자 청소년들은 여자 청소년들에 비해 신체 폭력으로 인한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하다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있는데, 일명 싸움놀이를 하면서 놀다가 감정이 상해서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다. 

어느 폭력이든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은 심각한 심리적 상처를 받게 되며, 상담치료를 통해 폭력으로 받은 상처가 치유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트라우마로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대학졸업 후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취업을 못하는 청소년이 상담실을 방문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따돌림을 당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부모님은 늘 자신의 행동을 못마땅해하셔서 따돌림 또한 본인의 잘못으로 생각하실까봐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후 친구를 사귀는 것 자체가 두려워 대학 졸업까지 늘 혼자 지냈다고 했다. 

또한 가해 청소년들을 상담하다 보면, 예전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던 청소년들이 가해 청소년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놀림을 당하던 남학생이 중학교에 올라와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를 연필로 찌르는 사례, 왕따 경험으로 너무도 힘들었던 여학생이 친해진 친구에 대해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 친구와의 관계를 방해하는 다른 친구에 대해 SNS상에서 험담하고 모욕하는 일이 일어나 학교폭력 가해자로 상담을 받는 사례들이 있다. 자신의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고 분노와 잘못된 감정으로 표출이 되는 사례들이다.

그런 경우 예전의 피해 경험에 대한 충분한 공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아팠던 과거 경험이 충분히 치유된 후 잘못된 가해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며, 상대방에게 대한 진심 어린 사과까지로 이어진다. 

요즘의 학교폭력은 신체적 상처보다 심리적 상처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로 인해 또 다른 피해가 일어난다. 청소년들이 친구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자신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도록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1년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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