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종열) 교무
김종진(종열) 교무

(지난 호에 이어) 태양인도 세상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므로 애로의 감정이 강하다. 그러한 자신의 안목이 맞다 확신하고 거침없이 앞장서 나아간다. 하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세상에서 고립되어 마음만 급박해지고 간을 상하게 된다. 

그래서 태양인은 나아가기만 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물러선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기쁨과 즐거움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 반대의 세상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음인은 사람들이 서로 돕고 보호해주는 상황을 너무 기뻐하고 즐기며 빠져든다. 그러한 긍정적인 환경이 안 만들어져도 걱정이고, 만들어져도 혹 부서질까 걱정하느라 마음이 늘 불안정하다. 이때 소음인은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좁은 철로 위를 걸어본 사람은 그 위에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더 균형잡기 쉽다는 걸 알 것이다. 필자의 경우 서른 즈음에 세상에 뜻을 두고 나아가기 시작하며 불안정한 마음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전엔 자다가 가위눌리는 일이 잦았으나, 서른 중반을 넘으며 그런 일이 없어지고 잠을 깊이 자게 됐다.

평소 이와같이 마음의 균형을 잡아나가며 생활하다가 중병에 걸리면 먼저 마음을 크게 안정시켜야 한다. 암과 같은 병에 걸리면 대개 겁부터 먹기 때문에 마음의 균형이 깨져 기를 회복할 내면의 힘을 잃는다. 암 진단을 받고 나서 급속히 악화되는 것은 종종 그 때문이다.

그때는 ‘죽어도 좋다’ 하는 마음을 내야 한다.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공동묘지에 가 물어보면 할 일 다하고 죽은 귀신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참에 이번 생 마치고 새 삶을 시작해보자’ 하는 긍정적인 마음이 되어야 한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아날 길이 생긴다’는 이순신의 말은 질병과의 싸움에서도 진리이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2년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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