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운동이 몸의 양기운을 길러주는 요소라면, 수면과 휴식은 몸의 음기운을 길러주는 요소이다. 수면과 휴식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음기운이 고갈되고 나면 나중엔 자고 싶어도 오래 잘 수 없고, 쉬고 싶으나 정신이 쉬어지지 않는 음허증의 상태가 된다. 

현대인이 바쁜 직장 생활로 장년기를 보내고 나서 퇴직을 하면 많이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아 힘들어한다. 이것이 음허증의 상태이다.

가능하면 잠은 충분히 깊게 자야 한다. 2세 이하의 유아는 12시간 이상,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하루 10시간 수면이 필요하고, 성인도 사람에 따라 7~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대인은 대체로 잠을 너무 적게 잔다. 평소 잠이 부족하다면 주말에 한 번씩 몰아서 충분히 자야 한다. 오래 잘 수 있는 능력을 평소 지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밤에 푹 자지 못하면 낮에 정신이 맑지 않아 정신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건강하고 싶다면 먼저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수면의 부족은 정신 건강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수면 시간이 적은 나라인 동시에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국은 이제 수면과 휴식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여진다.

숙면을 위해서는 낮시간에 적절한 활동량과 함께 잡념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 낮에 너무 많은 생각을 바삐 돌리고 나면 밤에 그 생각들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이 역시 음허증의 상태이다. 

또한 몸을 완전히 이완시키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낮에 한없이 쓰기만 할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기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낮잠은 가급적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으로 꼭 필요한 경우라도 가급적 짧게 자고 일어나야 하며, 그것이 매일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2년 3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