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영 교수
신효영 교수

[원불교신문=신효영 교수] 유가(儒家)의 십삼경(十三經) 중 하나이며 효(孝)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책인 효경(孝經)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불감훼상 효지시야(不敢毁傷 孝之始也). 몸 전체, 머리털,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손상하지 아니함이 효도의 시작이요. 입신행도 양명어후세(立身行道 揚名於後世) 이현부모 효지종야(以顯父母 孝之終也). 몸을 세워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림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도의 끝이니라.’
여기에서 입신행도 양명어후세를 줄여 입신양명(立身揚名)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데, 원래의 취지인 몸을 세우고 도를 행하여 이름을 날리라는 좋은 취지는 어느 틈에 사라지고 조선조에서부터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출세주의를 뜻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한 수학 용어의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중세 아리비아의 유명한 수학자 알콰리즈미(Muh.ammad ibn Mūsā al-Khwārizmī, 780~850)가 쓴 책의 라틴어 번역본에서는 항상 시작을 ‘알고리트미(Algoritmi)가 말하기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알콰리즈미의 이름이 알고리트미로 변하였고, 그것이 변형되어 오늘날 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 단계적 절차, 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뜻하는 알고리즘이라는 수학 용어가 유래되었다.

아무리 원하는 높은 직위에 올랐다 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실력과 노력으로 얻지 않으면 그 호칭이 불편할 것이며, 실력으로 얻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우러르지 않으면 직함이 자랑스럽거나 후대에 오래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정말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고 생각만 해도 언제나 설레고 영원히 자랑스러운 호칭이 뭐가 있을까?

소태산 대종사께서 대각을 이루시고 새롭게 편 우리 회상은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큰 회상임을 우리 모두 믿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대종경』 전망품 4장에서 “(중략) 지금의 우리가 장차 세계적 큰 회상의 조상으로 드러나리라. 이 말을 듣고 웃을 사람도 있을 것이나, 앞으로 제 일대만 지내도 이 법을 갈망하고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몇십 년 후에는 국내에서 이 법을 요구하게 되고, 몇백 년 후에는 전 세계에서 이 법을 요구하게 될 것이니…”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 회상이 세계의 주교가 되면 ‘대종사 말씀하시길’에서 유래된 용어가 ‘도학과 과학을 병진하고 영육이 쌍전하는 일’이라는 단어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회상을 연 소태산 대종사의 심통제자에게는 어느 세간의 직함에 비할 수 없는 언제나 고귀하고 가슴 벅차고 설레는 자랑스러운 호칭이 아닐까?

소태산 대종사의 심통제자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그 무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의 몇 가지를 기준으로 삼아 자신을 성찰해 보자. 첫째로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은 머리로 문자로만 배우고 익히는 게 아니고, 온몸으로 받들어 체득해야 한다. 둘째 소태산 대종사의 법은 자신이 받들어 수양하고 연구하고 체득하는 것이지 이것을 저울이나 기준 삼아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아니다. 셋째 심통제자는 스승과 마음이 통해 마음이 하나 된 제자이고, 스승의 말씀이 없어도 스승의 뜻을 짐작하는 제자이므로 우리가 소태산 대종사의 심통제자로서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이 공부 이 사업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어느 백과사전에 “4월의 공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 4월 말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2006년 이후로 없다”는 설명이 있다. 우리의 대각개교절이 전 세계의 큰 기념일이 되어 ‘4월은 여기저기 꽃이 만발하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기념일이 있어 우리를 설레게 하는 달입니다’라는 설명이 달릴 미래를 그려 본다.

/전 서울교대 총장ㆍ역삼교당

[2022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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