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영 교수
신효영 교수

[원불교신문=신효영 교수]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과 어울리게 다양한 꽃들이 저마다의 예쁨과 향기를 뽐내고 있다. 꽃의 향기에 대해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사(南史)에 살던 송계아(宋季雅)란 선비는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는 시에서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간다고 하였다. 그럼 법문의 향기는 얼마나 멀리 갈까?

원음방송에서는 매시간 두 번씩 법문 공양을 내보내고 있다. 방송을 통해 접하는 소태산 대종사의 법문은 원불교도들에게는 감동과 희열과 기쁨을 가슴에 담아 주고, 원불교를 모르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새롭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법문 말씀으로 신비한 경험을 맛보게 해주고 있다. 감사의 달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법문공양으로 선물을 해 보면 어떨까? 

법문공양을 선물하면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많지만 몇 가지만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적으로 선물이란 남에게 주어도 기쁘기는 하지만, 주는 사람 우선이 아니라 받을 사람 우선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법문공양은 법문을 봉독한 후에 이 법문공양이 누구를 위한 누구의 공양인지 설명하는 말, 이를테면 ‘이 말씀은 oo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기원하는 친구 oo님의 공양입니다’를 덧붙여 받는 사람뿐 아니라 주는 사람도 똑같은 선물이 되고, 많은 사람에게 공덕을 쌓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둘째,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수행품 22장에서 ‘(중략) 그대들은 삼가 많고 번거한 옛 경전들에 정신을 빼앗기지 말고, 마땅히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으로 부지런히 공부하여(중략)’라고 우리의 법이 간단하고 편리한 정법임을 알려주셨다. 법문공양을 함으로써 어떠한 경전보다도 이해하기 쉽고 시대에 맞는 소태산 대종사의 정법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 

셋째, 선물은 주고 싶은데 실제로 줄 수 없을 때 더 안타깝고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법문공양은 어떤 경우에도 선물이 가능하다. 정채봉 시인의 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을 보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와 같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담아내고 있다.

이런 경우에 엄마를 그리는 마음을 담아 법문공양을 한다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방송에서 ‘이 말씀은 어머니 oo님을 그리고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딸 oo님의 공양입니다’ 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엄마가 생각나고, 엄마를 위하여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이 법문공양이 끝날 때까지 들 수 있으며, 법문공양이 끝나도 항상 방송에서 법문공양이 나올 때마다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라면 아마도 법문의 향기는 법향 억만리(法香 億萬里)가 어울릴 듯하다. 5월이 지나가는 즈음에 그간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한 분에게 또 절절히 그리운 사람에게 법문공양을 선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금강경』의 무위복승분(無爲福勝分)에서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이나 가르침 속에 있는 네 구절의 게송만이라도 받아 지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그 뜻을 일러준다면, 이 복덕은 앞에서 말한 일곱 가지 보배로 보시한 복덕보다도 더 뛰어날 것이니라.”

/전 서울교대 총장·역삼교당

[2022년 5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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