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모아놓거나 비슷한 음악을 감상하기 좋게 모아 놓은 것을 플레이리스트라고 한다. 온라인에는 각종 플레이리스트가 넘쳐난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주로 유튜브뮤직, 멜론, 지니 등 스트리밍 감상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버튼 하나로 또는 말 한마디로 원하는 음악을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늘 소지하는 휴대폰이나 AI 기기로 아주 손쉽게 음악 감상이라는 활동에 접근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MP3 플레이어가 있었다. 듣고 싶은 음악을 작은 기기에 데이터로 저장하여 휴대하며 듣는 시스템이었다. 컴퓨터에서 음원을 다운받아 다시 플레이어에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아주 편리하고 휴대가 용이한 기기로 각광 받았다. 또 그전에는 CD플레이어가 있었다. 동그란 콤팩트 디스크에 내가 원하는 음악을 넣어 플레이어로 감상하는 건데 주로 ‘CD를 굽는다’라는 말로 직접 음악을 저장하기도 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음반을 사서 들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디지털 음원이다. 음악을 디지털 신호로 저장해 감상하는 것이다. 계속 이어가 보면 그 이전에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있었다. 카세트테잎이라는 자기테이프와 두 개의 릴을 사용한 음악 감상 장치이다. 이 카세트부터 휴대가 가능한 음악 감상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1979년에 처음으로 출시됐다고 한다.

또 거슬러 올라가면 턴테이블과 LP가 있다. LP 음반을 올려놓고 일정한 속도로 회전 시켜 소리를 내는 회전판을 턴테이블이라고 한다. 카트리지라고 하는 바늘이 LP에 저장된 음악을 읽을 때 약간의 잡음이 들리기도 하는데 이 소리는 장작 타는 소리 같기도 해 따뜻한 느낌을 준다. LP는 둥근 레코드판으로 한 면당 30분 정도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다. 당시에는 아주 긴 음악도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의 Long Playing의 첫 이니셜을 딴 것이다. 지나간 물건이라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요즘 다시 레트로 열풍이 불며 턴테이블과 LP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방탄소년단도 LP로 음반을 냈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서른아홉’과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오프닝에도 등장하며 아날로그 음악 매체가 주는 따뜻한 감성을 드라마의 스토리와 연결 짓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음악을 듣는 매체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날로그 음악으로 올수록 감상을 위해서는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P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커다란 레코드 판을 꺼내고 턴테이블의 중심축에 맞추어 잘 꽂아야 하며 조심스럽게 바늘을 올려야 한다. 30분 정도 음악이 플레이 된 후에는 판을 뒤집어줘야 다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음악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진공관 라디오가 하나 생겨 가끔 감상하고 있다. 1950년대에 만들어진 이 진공관 라디오는 전원을 누르면 라디오 속 진공관이 예열이 되어야 해서 바로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 잠시 후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 음색이 부드럽고 따뜻해 디지털 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포근함을 느낀다. 저음이 풍부하고 소리가 전체적으로 풍성해 오래 음악 감상을 해도 피로감이 없다.

가끔 아날로그로 음악을 감상한다면 편안하면서도 또 다른 경험이 된다. 자신에게 맞는 음악 감상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문화생활이 될 수 있어 추천한다.

/강북교당

[2022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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