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영 교도 
신효영 교도 

[원불교신문=신효영 교수]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자신을 뒤돌아보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꿈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꿈들이 장기 여행을 만들어내게 되었고 유행의 시작은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아니었나 싶다. 

제주도 한 달 살기에서 시작한 유행은 전국의 다른 지역까지 번져나갔다. 휴직, 퇴직 또는 장기 휴가를 활용한 대학생이나 퇴직자, 은퇴자만이 아닌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인들의 한 달 살기로 확대되었고, 자연 속에서 한적하고 느리게 사는 한 달 살기에서 체험이나 특정한 테마를 가지는 한 달 살기가 등장하였다. 

그래서 농촌이나 어촌에서 그곳 생활을 체험하는 한 달 살기와 사람들이 많지 않은 한적한 시골의 전통한옥에서 한 달 살기가 젊은 층에서부터 중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한 달 살기를 통해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에 몸과 마음을 푹 쉬게 해주는 것, 긴 시간 한곳에 머무르며 관광객이 아닌 거주민으로서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한가하게 느림의 미학을 찾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 국내 여러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를 벗어나 즐길 수 있는 ‘슬로 라이프’를 실행해 보는 것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6월이 지나갔다. 우리의 6월은 스승님을 그리며 그 뜻을 받들고 닮아가길 마음에 새기는 달이다. 이러한 그리움과 스승님에 대한 신성을 더욱 다지기 위하여 ‘총부 한 달 살기’를 생각해본다. 

‘중앙총부는 원불교 본부다. 원기9년(1924) 기지를 확정하고 건물을 지어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소태산 대종사는 20여 년간 이곳에 머물며 원불교를 발전시켰다. 지금 이곳에는 소태산대종사성탑을 비롯 정산종사와 대산종사의 성해를 모신 성탑이 세워져 있다. 그래서 중앙총부를 정신개벽의 전법성지라 칭한다.’(원불교 신문 6월 20일 사설)
 

총부에서 한 달 살기
 

영모전 광장에서 
음악회나 이벤트를 열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총부를 기대해 본다.

큰 에너지가 옆에 있으면 힘이 전해지는 자화현상이 있다. 이러한 기운을 받기 위해 익산에 내려와 총부 한 달 살기를 해보자. 새벽 5시 세상을 깨우는 종소리를 들으며 법신불 사은님께 드리는 감사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사은님을 믿고 모실 수 있음을 감사하고, 총부에서 수양 정진할 수 있음을 감사하자. 

아침 일과로 대각전에서 종법사, 원로교무들과 함께하는 좌선, 의두요목, 독경을 하고, 성탑을 참배하자. 낮에는 각자의 일을 할 수도 있고, 익산 주변의 여러 장소들을 탐방할 수도 있다. 수도원에 찾아가거나 박물관에서 스승님의 자취를 찾아보면서 각자 보은 봉공의 시간을 가지자. 저녁이 되면 영모전 앞 광장에서 명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자. 

한 달이 안되면 일주일 살기도 좋고, 일주일이 어려우면 1박 2일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살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여기에서 모셨던 스승님을 모시고 가자. 모시고 가서 매일 시작과 끝을 스승님과 함께 하자. 

이렇게 하는 공부가 대산종사께서 말씀하신 ‘나날이 마음의 고향(심향, 心鄕)을 찾아 돌아가라’고 하신 공부가 아닐까?

지방자치단체들도 국내 한 달 살기, 일주일 살기 열풍을 탄 ‘디지털 노마드’ 직장인 모시기에 힘쓰고 있다. 

원불교 총부도 ‘총부 한 달 살기’를 지원할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마다 영모전 광장에서 음악회나 이벤트를 열어 교도·비교도를 망라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총부를 기대해본다.

/전 서울교대 총장·역삼교당

[2022년 7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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