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명 교도
박순명 교도

[원불교신문=박순명 교도] 시기심의 뜻은 ‘남이 잘되는 것을 샘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남이 잘되면 부러워하고 비교심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왜 그 사람이 미워지기까지 할까? 

이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은 흥미롭다. 내가 갖지 못한 좋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 있으면, 나의 무력함 때문에 고통을 느끼게 되고 그 괴로움을 제거하기 위해 마음속에서 그 좋은 것과 그것을 가진 사람을 쓸모없는 것으로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젊을 때 성공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런 사람이 부러웠고, 내가 못 가진 것에 대해 소외감과 두려움이 있었다. 한번은 결혼한 친구 집들이를 갔었는데 시댁에서 좋은 아파트와 외제차를 사 주고, 남편 사랑받으며 편안하게 사는 것을 보고 너무 불편한 마음이 났다. 내가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것만 같았다.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내가 귀신같이 그 집에서 혹시 깎아내릴 것이 없는지, 그 친구보다 내가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있었다. 깜짝 놀랐다. 

누구나 자기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되면 방어기제로서 시기심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시기심의 뿌리는 너와 나를 구분하는 것이며, 나만 특별하려는 아상이며, 내가 무가치해질 것 같은 두려움이다. 이건 부처님의 마음이 아니구나! 나는 친구네 집들이에서 그 짧은 시간에 내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분별이 없는 자리와 있는 자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 분별이 있는 현실세계에서는 분명히 좋은 것과 낮은 것, 풍요와 부족의 차등이 있다. 『대종경』 인도품 28장에서  ‘무릇, 가난이라 하는 것은 무엇이나 부족한 것’이라며 ‘얼굴·학식·재산 가난이 있다’고 하신 것을 보면, 소태산 대종사는 결코 ‘그런 것 따위는 없어’라고 하면서 현실을 외면하거나, 다른 사람이 가진 혜복을 깎아내리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가난하면 가난을 인정하고, 미래의 혜복을 만들 수도 있으며, 또는 가난 가운데 안빈낙도할 수도 있음을 알려줬다. 훨씬 건강한 방법이다. 

법마상전급은 어떤 것을 보고 시기심이 동하든 동하지 않든 속 깊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단계이다. 

시기심의 뿌리가 결국 자신과 남을 구분하며 내가 특별한 것 같은 아상, 내가 무가치해질 것 같은 두려움 임을 직시하면, 부처님 말씀에 의지하여 곧 아상과 두려움이 실체가 없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다시 깨우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마음이 생긴다. 우리는 하나이며 각자 자기 길을 소중하게 가고 있다. 저것도 이것도, 나름의 뜻이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결국 내가 조금 전까지 시기하고 있던 그와 내가 하나임을 느끼며 각자의 길을 응원하고 나는 내가 목적한바, 내가 걸어가는 길에 집중하게 된다.


함께 공부하면 좋은 법문 ◆

자기만 특별히 뾰족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마음이 오래 가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 독선 기신이 되므로 보살심이 나지 아니하며, 큰 정력을 얻지 못하고 시기심이 많은 소승에 떨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아상이 없는 무아봉공의 정신으로 나아가야 마음이 편안하고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참으로 큰 공부가 되어 큰 법력을 얻는다.

한울안 한이치에 - 법문과 일화 8.화합교단 31절

[2022년 6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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