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영 교도 / 역삼교당
신효영 교도 / 역삼교당

[원불교신문=신효영 교수] 우리 원불교인들의 8월은 법인정신을 되새기고 본받는 마음가짐으로 충만한 한 달이 아닌가 생각한다. 

법인기도는 9인 선진들이 하였고, 이는 먼저 십인일단의 단이 조직된 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법인절을 앞둔 이때, 9인 제자를 고르시고 앞으로 시방세계 모든 사람을 두루 교화할 십인일단의 단 조직 방법을 제정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뜻을 한번 헤아려 보는 일은 그 의미가 매우 클 것이다.

십인일단의 단 조직에서 밝히신 바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 몇억만의 많은 수라도 가히 지도할 수 있으나 그 공력은 항상 아홉 사람에게만 드리면 된다는 것과, 둘째, 이 단은 곧 시방세계를 응하여 조직된 것이니 단장은 하늘을 응하고 중앙은 땅을 응하였으며 팔인 단원은 팔방을 응한 것’이다. 이를 펴서 말하면 ‘이 단이 곧 시방을 대표하고 거두어 말하면 시방을 곧 한 몸에 합한 이치니라’고 했다.

먼저 억만이라는 수가 얼마나 큰 수인지를 알아봄으로써 소태산 대종사의 단 조직의 효율성을 알아보자. 억만이라는 것은 만이 억 개, 즉 만의 억 배를 뜻하며 1조가 된다. 
요즘 우리나라의 예산이 수백조가 되므로 1조가 별로 큰 수가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1조란 정말 천문학적인 수라 할 수 있다. 돈으로 비유해 보면 1조원은 하루에 1,000만원씩 쓴다고 가정하면 무려 300년이나 쓸 수 있는 돈이다. 현대 세계 인구가 80억 명 가까이 되는데 이 인구의 125배가 되는 수가 1조이다. 

이러한 큰 수가 억만인데 몇억 만이라니 얼마나 큰 수를 말씀하신 것인가? 그런데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지도할 방법이 9명에게만 공력을 들이면 된다는 말씀은 또 어떤 의미인가?

한 사람이 9명을 지도하고 훈련시키는 일을 반복하면 그 아홉이 또 아홉, 그 아홉이 또 아홉… 이렇게 늘어나고 그 수가 1, 10, 100, 1000으로 커져서 점차로 수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수라도 가히 지도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아홉 명만 가르치면 되는 것이니까 그렇다.

 

십인일단의 두 가지 의미,
교화단이 어떤 의미로 
탄생됐으며 
교화단을 어떻게 운영해야 
뜻에 따르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

다음으로, ‘이 단이 시방세계를 응하여 조직된 것’이라는 말씀을 새겨 보도록 하자. 앞에서와 같은 기하급수적인 방법으로 많은 사람을 교화할 효율적 방법을 취하려 했다면 단원을 10명으로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쉽게 5명으로 하든지 아니면 아예 12명이나 20명 정도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10명으로 하신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10으로 어떤 형상을 그리신 것은 아닐까?

예로부터 수를 형상화한 예들을 들어보자. 1은 하나의 점을 뜻하였고, 2는 두 점을 잇는 선을 형상화하였으며 3은 세 점을 이은 삼각형, 즉 평면을 형상화하였다. 4는 세 점을 평면의 삼각형으로 한 다음 다른 점을 평면 밖의 점으로 하여 사면체를 형상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10을 형상화한 어떤 흔적도 없다. 소태산 대종사가 10을 시방세계를 상징하는 공모양 구(球)로 형상화하신 것이다. 지구의 모양도 되고 우주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펴면 시방세계를 뜻하고 거두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십인일단의 단 조직에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교화하여 원불교가 두루 퍼질 것이라는 예언과 이런 식으로 교화를 행하라는 당부의 말씀이 함께 들어 있다. 

한 사람이 아홉에게 공력을 들이고, 또 그들이 아홉씩 교화하고, 또 그 다음 아홉이 다시 아홉씩. 이런 식으로 아홉씩 늘어나는 주기를 일대(36년)로 잡으면 우리가 결복기라 말하는 원기400~500년대에 원불교는 세계의 주교(主敎)가 된다.

/전 서울교대 총장·역삼교당

[2022년 8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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