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최근 반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임윤찬은 18세의 아직 어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프란츠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한 곡도 아니고 전곡을 연주하였다.

그리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과 라프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까지 완성도 높은 아름다움으로 연주하여 지휘자가 마지막에 감동의 눈물을 훔치기까지 하는 진풍경을 만들어 냈다.

더 화제가 된 것은 임윤찬의 수상 후 인터뷰인데, “우승을 한 것이 크게 기쁘지 않고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우승을 했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더 피아노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산에 들어가 위대한 음악가들의 작품을 연주만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나는 그의 연주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무대에서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하여 연주하는 모습이 지금까지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는 마음에 나쁜 것을 품으면 음악이 나쁘게 되고 진심으로 연주하면 그 음악도 진심이 느껴진다는 것이 음악의 무서운 점이라고 하여 예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느꼈겠지만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음악이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예술의 순수함이다.

음악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을 깊이 연구하고 사유하여 생겨난 음악의 본질을 사랑하는 연주자의 연주는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순수함은 나이가 어린 연주자에게서 더 느끼기 쉽다.

임윤찬 피아니스트는 타고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까지 더해져 기교와 예술의 본질이 모두 더해진 무대를 만든 것이다.

그의 스승 손민수 교수는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콩쿠르가 열린 미국에서 한국에 오기 전 여러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직 어린 임윤찬이 받게 되는 과도한 관심을 우려하며 조심스럽게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동시에 아직 어린 피아니스트가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모두가 적당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과도한 자본주의와 경제 발전 속에서 인간들에게 생겨난 여러 가지 문제들에 지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순수함을 갈망하고 있었기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느껴졌다.

한 어린 피아니스트의 수준 높으면서도 순수한 연주와 행보가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였고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순수한 면을 건드려주며 파동을 일으킨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 예술은 순수함이 그 본질이다. 목적 없이 완성되는 결과물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인간은 원한다. 그 영역이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용이든 문학이든 본질은 같다. 그래서 인간의 삶에는 예술이 필요한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영혼에 묻은 때를 씻어내고 나의 본질과 만날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예술은 갖게 해준다. 얼마 전 반 클라이번 콩쿨 파이널 무대에서 연주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클래식 음악에서는 이례적으로 유튜브 역대 최다 조회수를 기록해 현재 52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예술의 본질인 순수함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음악에 감사하다. 

/강북교당

[2022년  7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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