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훈 교무
길도훈 교무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주선을 제대로 하려면 단전에 마음이 살 집부터 지어야 한다. 마음이 살 단전은 몸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의식, 즉 마음을 두는 곳에도 있다. 몸 단전은 배꼽 아래의 기해(氣海)라는 혈의 안에 두나 마음 단전은 주로 허공에 둔다. 단전주선의 단전은 몸 단전을 기본으로 말하고 있으나 마음 단전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다.

좌선의 강령에서 ‘좌선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住)하되 한 생각이라는 주착도 없이 하여, 오직 원적무별한 진경에 그쳐 있도록 함이니’라고 한 것처럼 몸에 국한된 표현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마음 단전이라고 해서 저버리는 것은 소태산의 사조와는 멀다. 그래도 심신이 아우른 사람으로 태어나 수행하는 것이니 심신으로 닦는 수행이 의미가 큰 것은 어쩔 수 없다.

단전주선의 좋은 자세는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 건강한 심신도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르게 되는 그 중심에 마음이 있다. 이 마음이 단전에 살 수 있으려면 기운이 모여 있어야 하고, 이 기운은 호흡으로 형성된다. 호흡이 잘 되는 자세는, 누웠을 때가 좋은 사람이 있듯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앉은 자세로 나만의 좋은 호흡을 찾으려 할 때도 다리를 펴거나 오므려도 보고, 허리를 기대거나 뗄 때의 각도 등 자세를 이리저리 잡아보길 권한다. 자신만의 최적화된 자세를 찾았어도 그때의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처음부터 어떤 자세를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오래 편안하게 앉을 자세를 취한 다음, 온몸의 힘을 놓고 잠잘 때처럼 호흡을 해본다. 이때 단전으로 쑥 들이쉬었다가 푹 내쉴 때 숨소리가 약간 들릴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니 괘념치 않아도 된다. 이 숨을 잘 쉬면 심신이 푹 쉬는 느낌과 더불어 단전에 기운이 담뿍 차오른다. 

이어 이 숨에 마음 고요한 숨을 입혀보자. 숨의 입자가 한결 작아지고 맑은 느낌이 있다면 좋은 현상이다. 나아가 편안한 사람을 연상하면 그 숨에 편안함마저 깃든다. 이것마저 되면 마음을 허공처럼 갖고 호흡을 해보자.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과 감정 그리고 자신에 대한 어떤 걱정도 다 놓아서 하염없는 마음이 되면 그 호흡에는 티끌마저 사라진 느낌이 든다.

자기 호흡이 잘 되면 들숨과 날숨 간에 지식(止息)이 생긴다. 지식은 허공에 공을 던졌을 때 잠시 멈춘 것처럼 호흡이 잠시 멈추듯 되는 것을 말한다. 이 좋은 현상을 경험한 수행자들이 지식을 의도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호흡과 기운이 다친다. 지식은 자연스럽게 파형을 이루듯 되는 것이 좋다. 자기 호흡을 찾았어도 초입자의 호흡은 선정에 들고 경지에 이른 사람의 호흡과 차이가 있다. 한순간의 만족에 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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