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교도
박명효 교도

[원불교신문=박명효 교도] 이번 글에서는 지난달에 이어 청소년들이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경험하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안내하고자 한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들 중에는 시간이 지나도 폭력 피해로 인해 대인관계의 어려움 또는 불안감 등을 호소하며 심리적인 어려움을 경험한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들 중에는 잘 회복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를 잘 맺어가는 청소년들도 있지만, 트라우마로 친구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학교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불안을 자주 경험한다는 17세의 여자 청소년은 친구관계에서 자신이 소외될까봐,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버림받을까봐 늘 불안해하며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청소년의 히스토리를 살펴보니, 초등학교 시절 1년 가까이 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고 늘 따돌림에 대한 불안감으로 학업에 집중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도 호소하였다. 폭력의 피해를 입었을 당시 상담도 받고 가해자 친구들로부터 사과도 받았지만, 본인이 받았던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못 한것 같다며 다시 상담을 받고 싶다고 했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오랜 기간 동안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여대생이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불안 등을 호소하며 상담실을 방문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는 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본인이 잘못한 것처럼 혼이 났으며, 그일은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감춰야하는 일로 다뤄졌다고 한다. 그 후 여대생은 그때의 기억이 계속 떠올라 남자와 단둘이 한 공간에 있게 되거나 가까이 있게 되는 상황이 되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그 자리를 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았으며, 남자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심각성을 느끼고 상담실을 방문했다. 6년 전의 일이지만 그날의 상황이 느낌으로도 생생하게 기억된다고 했다. 

누군가는 오래전의 일이니 잊혀졌을거라 생각하겠지만,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청소년들에게는 그때의 기억이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여대생은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고, 엄마에게도 자신의 힘듦을 공감받고 싶다고 했다. 

마음의 상처는 신체의 상처보다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상담을 받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었다 하더라도 차후 트라우마로 다시 힘들어질 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심리적 외상을 경험하는 청소년들 중에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오히려 더 괜찮은 척 잘 지내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청소년이 원하지 않는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며 넌 괜찮은 게 아니니까 상담 또는 치료를 받으라고 다그치거나 동의 없이 상담을 받게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대신 언제든지 힘들 땐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안내를 해줘야 한다.

청소년들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 중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지역번호+1388, 전국 시도 및 시군구, 만9~24세 청소년 대상)와 학교 상담실(위클래스 또는 위센터, 대학의 학생상담센터)등이 있으며, 성폭력 피해청소년의 경우는 해바라기센터가 있다.

/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2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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